경남도의 감사 결과 발표에 아동복지시설들 반발
“공무원과 상의하며 집행…이제와 다 우리 책임?”

▲ 백운균 사천시지역아동센터연합회장이 17일 <뉴스사천> 직원 및 옴부즈맨과 대화하는 모습.

사천을 비롯한 경남 도내 아동복지시설에서 보조금 횡령과 유용 등 부정수급 사례가 적발됐다는 경남도 감사 결과가 발표되자 아동복지시설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소명 기회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감사결과를 발표해버림으로써 지역아동시설 전체가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경남도는 지난해 10월부터 석 달 동안 아동복지시설 46곳을 특정 감사해 101건, 3억5000여만 원의 예산을 부당 집행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이어 부정수급액을 전액 회수함과 동시에 시설종사자 3명을 고발 조치할 뜻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남지역아동센터연합회 측은 “감사는 받았지만 아직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았다”며, “보조금 집행에 문제가 있으면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소명을 들어보는 게 순서인데, 그런 절차 없이 언론에 공개한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사천시지역아동센터연합회도 반발하긴 마찬가지다. 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두량지역아동센터 백운균 센터장은 “감사에서 지적한 대로 횡령 등 명백하게 문제가 있는 곳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 외 대부분은 감사 처분까지 받을 일이 아님에도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아동센터가 워낙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데다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공무원과 상의해가며 일을 봐왔다”며 “몇 년이나 시·군 담당자로부터 지도점검을 받는 동안 말이 없다가 이제 와 그 책임을 우리한테만 묻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정 사안을 두고 시·군별로 판단이 다른 경우도 더러 있었노라 고백했다.

백 센터장은 “도의 섣부른 감사 발표로 열악한 환경에서 오랜 시간 묵묵히 일해 온 아동복지시설 종사자들이 고개를 들 수 없게 됐다”며 “하루빨리 소명 기회가 주어져 지역아동과 도움을 준 많은 분들께 떳떳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지역 아동복지시설 종사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백운균 센터장은 본지가 1월 15일자 252호 신문에서 ‘도내 아동복지시설 보조금 감사했더니…’라는 제호의 보도가 경남도가 발표한 감사 결과 위주여서 아동복지시설들로선 다소 억울하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뉴스사천>은 17일 본지 옴부즈맨(김재원 경상대 생명과학부 교수)이 참석한 가운데 백 센터장으로부터 아동복지시설들의 입장을 충분히 들었고, 이후 보도에 반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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