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 충전. 25×30. 2018.

수많은 일들이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수많은 감정들이 오고 갈 때, 이쯤에서 나의 인생 네비게이션의 직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잠시 스톱! 쉬어 가셔야만합니다 주인님!’ 

향수를 공중으로 뿌려 재빨리 머리를 갖다 대며 “음~” 하고 야릇한 신음소리 한번 내고는 차 시동을 걸어 실내 온도를 올린다. 성에 낀 유리에 윈도우 브러시를 저었더니 금방 투명한 세상이 열린다. ‘오늘 나의 마음 뉴스가 이러했으면 좋겠습니다.’

집을 나와 처음으로 눈에 띄는 편의점엘 들어가 과자를 듬뿍 담고 달달한 커피를 손에 잡히는 대로 넣는다. 한 품 가득 욕심을 부린 그것들을 옆자리에 쌓아 놓고 흐뭇한 웃음을 흘리며 국도 이차선 길을 달렸다. ‘내 인생도 달콤하니 이러했으면 좋겠습니다.’

숙제 같은 퍼즐을 맞추며 웃었다가 울었다가, 난감한 문제가 나오면 인상을 심하게 일그러트리며 흥분하고, 다소 쉬운 문제들 앞에서는 여유로운 미소로 아이가 되기도 하였다, 내 인생은. 하나가 서글프다 여기면 또 다른 서글픔이 오기도 하고 하늘이 저렇게 눈부신데도 이유 없이 고독해지는 것이었다. ‘그저 건강하게 눈을 떠서 파란하늘을 마음껏 올려다 볼 수 있는 것만도 행복이라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바라보고 싶어 사람들 속에서 떠나고 싶어졌다. 간혹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내고는 밤새 지옥 같은 밤을 보내기도 한다. 머릿속으로 녹여 낼 수도 가슴으로 받아들일 줄도 알았어야 했는데 마음이 날카로워 질 때는 칼날처럼 예리하다. 입으로는 거룩하게, “그럴 수도 있지요! 사람마다 달라서 그렇지요!”라고 외치면서 나는 진작 내 감정을 건드는 것에는 너무도 매몰찼다. ‘제가 이러면 안 되는 것이잖아요.’  

운구차 한 대가 비상깜박이를 켜고 몇 대의 차량을 꼬리로 물고는 서행을 하며 내 옆을 지나간다. 저렇게 죽고 사는 문제도 아닌 것을 참 어렵게 풀려 하고 있었다.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 것이 우리 인생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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