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한단 그 말 이젠 말할께요. 25×20. 2018.

고개를 숙였던 수많은 꽃들이 드디어 하얗게 피어오르죠. 흔하디흔했던 가난한 마음에 따뜻한 향기가 피어오르죠.........

“조용한 커피가게를 찾아볼까요? 우리들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곳으로요. 저번에 갔던 그 커피점이 조용하고 좋던데......”

어느 낯선 읍내 번화가. 한 바퀴를 자동차로 돌고나면 또다시 같은 곳을 만나게 되는 그곳에서, 우리는 오로지 불빛만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잠시 벗어나면 칠흑같이 어둡다고 해야 할까. 초겨울 지리산자락 낯선 읍내의 초저녁은 일찍 밤을 깊게 만들어 버린다.

오늘로 두 번째 만나게 되는 신경외과 의사선생님은 기타와 우쿨렐레가 수준급이셨다. 영민한 사람이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 수준급으로 변해 버린다는 공식쯤은 알고 있던 터라 그리 새삼스럽지는 않았지만 참 인상적이긴 하였다. 첫 만남에서 그 선생님은 ‘그대를 만나기 전에’ 라는 참 아련한 노래를 배워 주시고는 바로 떠나 가셨다. 그리고 오늘 두 번째 만남에서 우리는 또 노래를 함께 부르려고 자리를 찾고 있다.

결국 유흥주점이라 적혀 있는 읍내의 노래방 간판을 찾아 들어섰다. 기본 술이 나오고 안주가 나오고 노래방 기계 불빛은 시작을 알리는데, 어느 누구도 마이크에는 관심조차 없이 오로지 들고 간 우쿨렐레만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우쿨렐레 하나 들고 들어간 그곳에서 그 어떠한 잡담도 필요하지 않았고, 그랬듯이 한 소절씩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한다.

수줍어 말 못했었던/ 내 안에 숨겨 왔었던/ 사랑한단 그 말 이젠 말 할게요.

점점 마음이 따뜻해지고 있었다. 오로지 하나의 우쿨렐레 소리와 숨소리조차 들켜 버리는 목소리만을 가지고 노래에 화음을 맞추고 있었다. 아마도 한동안 나는 습관적으로 이 노래를 흥얼거리게 될 것이다.

오늘을 기다려왔던 내 안에 아껴왔었던 사랑한단 그 말 이젠 말 할게요.
Cause It’s Christmas day... Cause It’s Christmas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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