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삼조 시인

지난 3일 대교공원에서는 모처럼 보기 드문 축제가 열렸다. ‘2018 대한민국 농악축제’가 그것이다. 이 축제는 국가무형문화재 11호에 해당하는 여섯 지역의 농악 단체가 모인 국가무형문화재 제 11호 연합회의 주최 및 주관으로 열렸는데 그 여섯 지역의 농악 단체명은 11­-1호 진주삼천포농악을 필두로 11-2호 평택농악, 다음 순서대로 이리농악, 강릉농악, 임실 필봉농악, 구례 진수농악이다. 그 연합회장이기도 한 김선옥 진주삼천포농악보존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사천은 농악 중에 가장 먼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진주삼천포농악의 전수교육관이 있는 농악의 본 고장이라고 할 수 있으며 모처럼 각 지역을 대표하는 농악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연을 펼치게 되었다.”라고 행사의 개요를 간략하게 정리하였다.

이어 평택농악 공연을 필두로 각 지역 농악이 약 6시간에 걸쳐 펼쳐졌는데 마지막은 진주삼천포농악 공연과 모든 농악패와 관중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대동놀이로 끝을 맺었다. 관중은 11시 개회식에서는 띄엄띄엄 보이는 느낌이었으나 판이 무르익을수록 차차 늘어나 마지막 공연 무렵에는 준비된 좌석이 꽉 차고 서서 보는 사람이 많았다. 놀이패도 신명이 났고 관중도 그에 잘 호응하는 모습이라 잘 짜인 한 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성공적 공연의 까닭은 어디에 기인하는 것일까. 아마도 관중 입장에서는 우리 것이기에 우리 피부에 닿아 감흥을 불러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우선 들고, 다음은 각자가 가지고 있고 그래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기량을 마음껏 펼쳐내는 데에서 오는 놀이패의 신명에 까닭이 있지 않을까 한다.

우스갯소리 비슷한 것에 식당 간판 이야기가 있다. 한 골목에 여러 개 식당이 있는데 그 식당 이름이 각각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집’, ‘우리 고을에서 제일 맛있는 집’, ‘이 골목에서 제일 맛있는 집’이라면 그 이름만을 보고 사람들은 어느 식당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꼭 정답이랄 수는 없겠지만 아마도 사람들은 ‘이 골목에서 제일 맛있는 집’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음식이 그 지역의 모든 맛과 정서에 관련을 맺고 있다면 가장 그 지역과 가까운 것이 가장 훌륭한 것이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세계화의 바람이 분다 할지라도 우리에게는 우리 고유의 것이 있기에 그 정체성을 잃지 않고 세상에 떳떳이 자기를 내세울 수 있다. 우리가 가진 것이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세계화라 해서 세계의 흉내를 내려 해서는 오히려 내가 가진 것마저 잃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어설프게 다른 지역에서도 다 하는 흔한 축제로서는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없다. 대한민국 농악축제야말로 우리 지역의 것이고 우리가 전 세계를 향해 내세울 수 있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축제의 소박한 성공이 그런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홍보를 더 잘 하고 더 면밀한 계획 및 준비를 하여 이 축제가 보다 성공적으로 이어지고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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