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APT사업 수주 실패 두고 윤석열 지검장과 설전
국정감사 중 자주 고함 눈길…회의 진행 방식 지적도

▲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여상규 법사위원장. (제휴=오마이뉴스 사진 제공)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은 여상규(사천남해하동·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최근 국감 현장 등에서 ‘버럭’ 여상규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독특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를 두고 “법사위원장으로서 제대로 된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것” 이라며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와 “차기 선거를 의식한 지나친 행동”이라는 비판적 견해가 엇갈린다.

19일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법사위 감사에서 여상규 위원장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간 KAI의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교체 사업(APT) 수주 실패를 놓고 설전이 오갔다.

여 위원장은 미국 공군고등훈련기 교체 사업 수주 실패와 관련해 “KAI와 정부가 수주를 위해 총력전을 펼쳐도 부족할 판에 해당업체를 수사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문재인 정부가 미국 트럼프 정부 눈 밖에 나 초음속 고등훈련기 사업 수주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어“검찰이 하성용 전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방산비리수사를 하다가 갑자기 기업비리, 별건 수사를 했다”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윤석렬 지검장은 “오너 리스크, 경영진 리스크를 제거해 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검찰수사다. 검찰수사로 망한 기업은 잘 없다”고 맞섰다. 여상규 의원이 중요한 시기에 왜 기업비리를 들춰냈냐고 따지자, 윤 지검장은 “KAI의 수주 실패는 보잉사의 덤핑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보다 앞서 여상규 의원은 지난달 11일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박지원 민주평화당 국회의원과 거친 표현과 고성을 주고 받으며,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박 의원은 여상규 법사위원장의 회의 진행에 대해 “위원장이 사회만 보면 되지, 무슨 당신이 판사냐”고 소리를 지르자 여 위원장이 “당신이? 지금 뭐라는 거야, 지금. 당신이라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박지원 의원이 “당신이지, 그럼 우리 형님이야?”라고 응수하자, 여 위원장이 “정말 진짜 보자보자하니까 말이야”라고 버럭 고함을 쳤다.

여상규 의원은 올해 국감 첫날인 지난 10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도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대법관·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검증 자료 요구에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법률에 의거한 규칙상 안 된다”고 하자, 여 의원이 고함을 질렀다.

여 위원장은 “뭐가 법률에 근거하는 규칙이냐. 법률에 근거하더라도 규칙이 법률의 가치를 넘을 수 없어요!”라며 “너무 얽매여서 일을 하시면 어떻게 됩니까”라고 고함을 질렀다. 
민주당 측에서 여 위원장을 제지하자, “여 위원장은 “진행하기 위해 그러는 것 아니냐. 가만히 계세요”라고 했다.

지난 18일에는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여야간사 간 협의 없이 강정마을 구상권 청구 소송 재판부 부장판사를 불러내겠다고 말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크게 반발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관련 법률을 보면 증인이나 참고인을 채택할 때 당사자에게 7일 전에 통보하도록 돼 있다”며 “독단적으로 회의를 진행한다면 여 위원장의 권한을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여상규 위원장도 이에 맞서 고성을 질렀다. 그는 “의사진행권한은 나에게 있다, 발언권 없이 이야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양 측의 고성 끝에 이 의원이 퇴장했다. 당시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도 “여야 갈등과 논쟁이 늘 있어왔지만 위원장께서 갈등에 참여하지 않고 회의를 잘 이끌어줬으면 한다”고 여 위원장을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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