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경영적자가 이유”…노조 “6명 일자리 잃어”
사천시 “감차 이유와 실직 대비책 보고 판단할 것”

사천시가 올해 두 번째 택시감차보상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한 택시업체의 노사가 이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업체가 감차 신청을 한 것을 두고 노조가 노동탄압 주장으로 맞서면서다.

말썽이 이는 곳은 23대의 택시를 운영하는 (합)사천택시로, 이 업체는 사천시가 택시감차보상을 받는다는 소식에 지난 12일 ‘택시 3대를 감차하겠다’는 뜻을 시에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사천택시 소속 노조원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임금인상을 둘러싼 단체교섭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택시를 줄이겠다는 건 곧 노동탄압이란 주장이다.

사천택시노조(=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사천택시분회) 서현호 위원장은 “기사가 없어 택시가 놀고 있으면 몰라도, 뻔히 일하는 직원이 있는 데도 감차하려는 건 우리를 압박하기 위한 거다. 이게 노동탄압이 아니고 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차량 3대를 줄이면 최소 6명이 일자리를 잃는다”며 “더 큰 문제는 그 3대가 모두 단체교섭위원들이 모는 차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측 설명에 따르면, 사천택시 기사 가운데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의 노조원과 비노조원이 섞여 있는데, 사측이 감차 신청한 차량 3대는 모두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이 전속으로 운행하는 차량이라는 것. 따라서 만약 해당 차량에 대해 감차가 이뤄지면 사실상 이들부터 직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꼭 그런 뜻은 아니다”며 “적자가 심하게 발생하고 있어 감차를 고려할 뿐 노조 탄압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한 가운데 택시감차보상 신청을 받은 사천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감차 신청을 그대로 받았다가 자칫 큰 분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측에 감차 신청 사유와 감차에 따른 실직예정기사들에 대한 향후 대책을 자세히 들은 뒤 택시감차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사천택시 노사 양측은 지난해 11월부터 단체교섭에 들어갔으나 아직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15만9500원의 1일 사납금을 요구하는 반면 노측은 15만1000원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사납금은 14만4000원이었다. 사측은 “노측이 상여금과 유급휴가 등을 원하고 있음을 감안한 금액”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노측은 “그럼에도 터무니없이 높은 인상”이라며 맞서고 있다.

현재 사천시에 등록해 운행 중인 택시는 개인택시 325대, 법인택시 194대로 모두 519대이다. 시는 상반기에 11대의 택시를 감차보상 했으며, 하반기엔 6대를 감차보상 한다. 감차보상금액은 1대 당 2500만 원으로, 2015년 첫 감차보상 때에 비해 500만 원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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