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병주 발행인

가을태풍 콩레이가 한반도 남동쪽을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우리 지역 사천에도 크고 작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무엇보다 수확을 앞둔 농민과 바다를 끼고 살아가는 어민들이 걱정입니다. 피해를 입은 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태풍이 찾아오기 이틀 전인 지난 4일, 뉴스사천은 조촐한 행사 하나를 가졌습니다. 창간 열 돌을 기념하는 자리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습니다. 격려해주셨습니다. 심지어 “10년 아니라 ‘100년 가는 신문’을 만들어 달라”는 당부도 들었습니다. 상상만으로도 가슴 떨리는 이야깁니다. 성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돌이켜보면 ‘쏜살’입니다. 창간을 준비한 짧고도 굵었던 고뇌, 인터넷신문으로서 매일 아침 신선한 읽을거리를 배달해야 한다는 의무감, 주간신문으로서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 진단과 대안제시에 이르러야 한다는 피로감이 시간의 마법 속에 범벅이 되어 나타나는 착각인지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론 ‘꽤 먼 길을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말이지요.

뉴스사천이 창간에서부터 10년을 이어오기까지 실로 많은 이들이 함께했습니다. 십시일반 정신으로 자본금을 보태준 시민주주부터 귀한 글을 보내주신 시민기자와 칼럼니스트, 그리고 후원독자와 광고주, 여러 정보원과 독자위원, 심지어 신문 발송에 도움을 주신 분까지 그 역할과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임직원은 또 어떤가요. 김종화, 이영주, 정대성 세 전 대표이사와 거쳐간 여러 직원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뉴스사천의 오늘은 상상하기 힘들 것입니다.

이렇듯 많은 이들의 땀과 눈물로 지탱해온 뉴스사천이 그저 10년을 살아남았다는 안도와 만족에 빠져만 있어선 안 되겠지요. 소박하나마 창간 열 돌 잔치를 벌인 것은 더 나은 지역신문을 만들어가겠다는 스스로의 다짐과 공개 선언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사천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겠습니다. ▲이웃의 작은 이야기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힘없는 이들의 든든한 벗이 되겠습니다. ▲정론직필의 원칙을 반드시 지켜나가겠습니다.”

10년 전 사천시민들께 드린 약속을 새삼 떠올려 봅니다. 당시엔 ‘언론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본분 아닌가?’ 여겼습니다. 그러나 창간 이후로 그 약속의 무게를 뼈저리게 느끼며 보냈습니다. 사천을 중심에 두고 세상을 보기엔 우리의 안목이 부족하고, 이웃의 작은 이야기까지 가치 있게 챙기기엔 시간과 인력이 부족했습니다. 힘없는 이들의 든든한 벗이 되기엔 스스로 가진 힘이 부족했으며, 이 모든 부족함 탓에 정론직필이란 단어가 때론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이제와 네 가지 약속을 버릴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바른 지역언론, 제대로 된 지역신문으로 뉴스사천이 존재하기 위해선 꼭 지켜야 할 약속이기 때문이지요. 더 정성을 쏟을 일만 남았습니다.

다만 더 나은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큰 과제를 안았습니다. 하루 또는 일주일, 허겁지겁 코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날에 대한 반성입니다. ‘새로운 10년, 아니 100년을 위해선 탄탄한 조직력 없인 힘들겠다’는 반성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마침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지역신문에도 선정된 만큼 이를 발판 삼아 거듭나는 뉴스사천이 되겠습니다.

사천시민들께는 다양한 참여를 요청 드립니다. 신문 구독에서부터 제보, 독자위원과 시민기자 활동, 편집자문 등 방법은 여러 가집니다. 직원과 임원 등 일꾼으로 참여하는 길도 열려 있습니다.

‘사천시민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뉴스사천, 우리 모두의 자랑이 되는 그날을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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