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원 경상대 생명과학부 교수

아랍·이스라엘 분쟁의 여파로 1974년에 제 1차 석유파동을 겪고 난 후, 이란 혁명으로 석유 생산이 대폭 감축되어 1978년에 제 2차 석유파동이 일어났다. 이미 사십년 전에 겪었던 에너지 파동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것은 석유통을 들고 주유소에 길게 줄을 서 있었던 일 때문이다. 당시에는 석유를 사용하는 ‘곤로’라는 것을 사용하여 밥과 음식을 만들었는데, 석유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그나마 석유가 없으니 밥을 지으려면 쌀쌀한 날씨를 견뎌내며 오랫동안 기다려서 석유 한통을 사야만했다. 석유가 없으면 밥을 굶어야하는 처절한 상황을 겪으면서 에너지는 곧 밥이요 생명이라는 것을 아주 쉽게 깨닫는 계기가 된 것이다. 

에너지의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었다. 특히 화석연료라 불리는 석유와 석탄의 고갈은 전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가 된 지 오래되었다. 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 문제와 온실 효과의 주범인 화석 연료의 심각성을 이미 피부 깊숙이 느끼게 되었다. 올해 겪은 유례없는 폭염도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 말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는 없으니, 그 심각성은 더욱 더 깊어질 것 같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로 거론되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수소에너지, 전기에너지와 생물연료가 자주 거론된다. 그 중에서도 전기 에너지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문제는 이 전기에너지를 어떻게 얻을 수 있느냐이다. 현재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력 발전소나 화력 발전소의 폐해는 불 보듯 뻔하고, 수력에 의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조력이나 풍력을 이용하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러 제약이 따른다. 

최근 태양광 발전이 대두되고 있다.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은 에너지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대안일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 에너지는 값을 치루지 않아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으며, 원자력이나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니 안전하고 깨끗하다. 태양광 발전이 정말 그렇게 좋은 방법일까?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면 빛이 들지 않기 때문에 그 밑에서는 식물이 살수가 없다. 다시 말하면 생태계를 파괴할 위험성이 너무 크므로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한다. 이미 마련된 주차장이나 건물의 옥상에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는 것은 나름 이해될 수 있으나, 대규모로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며 만든 시설이 과연 사람에게 이익이 될지는 의문이다. 뿐만 아니라 태양전지 효율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다. 태양광은 값을 치루지 않아도 되지만, 지금의 시설은 아주 잘 관리 했을 때 기대수명이 20년 정도이다. 따라서 교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저렴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사업을 하겠다는 업체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정부 보조금이 한 몫을 차지한다.

우리 사천도 예외는 아니어서 태양광 발전을 하려는 움직임이 증가할 것이다. 태양광 발전이 가져다 줄 장밋빛 희망 때문에 더 중요하고 지켜야 할 것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천은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바다를 끼고 있어 관광 도시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초여름 열리는 여러 축제에 사천시가 심혈을 기울이고 정성을 쏟는 것은 관광 도시로서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며, 그 수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렇다면 관광도시에 걸맞게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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