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위 “선입견 없이 다양한 가능성 조사”
KAI “사고원인 규명 군 당국에 적극 협조”

▲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자료 사진(사진=뉴스사천 DB)

17일 오후 4시 45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서 정비 후 시험비행 중이던 해병대 소속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헬기 1대가 추락해 6명의 사상자를 냈다. 군 당국은 조사위원회를 꾸려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사고 헬기는 지난 1월 해병대가 인수한 마린온 2호기로, 국내 개발한 육군 기동헬기인 ‘수리온’을 기반으로 상륙기동헬기로 개조한 파생형 모델로 알려져 있다. 해병대는 올해 마린온 1,2호기 인수를 시작으로 상반기 동안 총 4대를 인수해 전력화에 앞서 시험운행 중에 있었다.

군당국과 일부 언론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이륙 직후 주로터 블레이드 부분에서 연기가 발생했고, 블레이드 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10미터 상공에서 바닥으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린온은 상륙기동헬기 특성에 맞게 해상 운용이 가능하도록 블레이드가 접히는 방식으로 개조됐다.

이번 사고로 조종사 김모(45) 중령, 부조종사 노모(36) 소령, 정비사 김모(26) 중사, 승무원 김모(21) 하사·박모(20) 상병이 숨지고, 김모(43) 상사가 부상을 입었다. 숨진 조종사 김모 중령은 비행시간이 3300시간에 이르고, 미국 비행시험학교까지 졸업한 베테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을 당한 김 모 상사는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사고로 헬기는 전소됐으며, 17일 오후 5시께 자체 진화를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소방대원 1명도 부상을 입었다.

해병대 측은 “마린온 헬기에서 동체 떨림 등 약간의 문제가 발생해 점검을 마친 뒤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시험비행에 나섰다가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해병대는 조영수 해병대 전력기획실장(준장)을 조사위원장으로 해·공군, 국방기술품질원,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등 5개 기관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위는 사고 목격자와 부대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기체 운영과 정비 이력 전반을 살피고 있다. 조사위원회는 선입견 없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를 펼친다는 방침이다.

마린온 사고와 관련해 헬기를 납품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17일 밤 9시께 입장 자료를 발표했다. KAI는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군 장병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와 조의를 표한다”며 “저희는 사고원인 규명과 대책수립을 위해 군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 현재 사고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언론의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재 KAI 기술진도 현장에 파견돼 사고 조사위에 함께 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마린온 헬기 기체 결함 논란을 제기한 것에 대해, 18일 오전 청와대가 “(마린온 개조 전 원형인) 수리온 헬기의 성능과 기량은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춘추관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 언론에서 수리온이 결함이 있었던 헬기라고 해서 마치 수리온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칠 가능성이 있으나, 실제 감사원이 지적했던 결빙의 문제는 완벽하게 개량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 수리온의 성능과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 점을 국방부에서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가 오고 갔다. 안보실을 통해 후속 조처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사고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마린온 헬기 3대의 비행을 금지했다. 해병대는 오는 2023년까지 마린온 헬기 28대를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이 사고로 헬기 도입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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