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회 박재삼문학제·제6회 문학상 시상식 열려
이홍섭 시인 “‘가난한 시인’이란 말 품고 살겠다”

▲ 박재삼 문학상 수상자 이홍섭 시인(오른쪽)과 박헌진 사천시 행정국장

일찍이 누구도 가지 못한 서정미학의 길을 걸으며, 우리네 삶과 문학을 소통시켜준 시인 박재삼. 그를 추모하고, 문학적 업적을 계승하기 위한 제20회 박재삼문학제와 제6회 박재삼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22일과 23일 노산공원 박재삼문학관 일원에서 열렸다.

올해 문학제는 박재삼문학상 시상식, 학생 시 백일장, 청소년문학상, 문학특강, 시와 꽃과 서각의 만남전, 시가 된 사천 노래가 된 공연, 박재삼 시 암송대회, 박재삼문학상 수상작품집 발간 등으로 진행됐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제6회 박재삼문학상 시상식은 23일 오후 4시 문학관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문학상 심사위는 이홍섭 시인을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 

문학상 본심 심사위원이었던 남진우 시인은 “이홍섭의 시에는 진흙탕 같은 삶을 통과하는 자의 육성과 발자국이 있다. 곤핍한 변방의 삶 속에서 우러나온 언어는 인간 존재가 지닌 본래적 슬픔을 환기시키는데, 자기 내부로 향할 때는 비애에 젖은 음색이 외부로 향할 때는 연민에 물들어 있다. 시인의 표현을 빌자면 ‘몸 없는 병’과의 싸움 속에 소년 같은 무구가 있고 선방수좌 같은 결기가 깃들어 있음은 이 시인의 시적 깊이를 증거한다”고 본심 심사평을 했다.  

박재삼 시세계 문학특강 현장

제6회 문학상 수상자인 이홍섭 시인은 “제 나이 서른을 넘어 세상의 파고 속을 이리저리 넘나들 때, 박재삼 시인의 시를 다시 읽으며 희미해져가던 ‘가난한 시인’을 떠올리게 된 것은 참으로 행운이었다”며 “박재삼 시인께서는 좋은 시는 몸과 마음이 가난한 시인일 때, 이 가난한 시인을 품고 살아갈 때 노래처럼 흘러나온다는 것을 새삼 가르쳐주셨다. 천생 가난한 시인이셨던 선생님의 이름으로 주는 상을 받게 되니 한결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환해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박재삼문학상을 받고 있는 이홍섭 시인(사진 오른쪽)

이홍섭 시인은 1965년 강원도 강릉 출생으로 1990년 『현대시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200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학평론가로 각각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강릉, 프라하, 함흥』, 『숨결』, 『가도가도 서쪽인 당신』, 『터미널』등과 산문집 『곱게 싼 인연』을 출간, 시와 시학 젊은 시인상, 시인시각 작품상, 현대불교문학상, 유심작품상, 강원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23일 문학상 시상식이 끝난 후에는 박재삼 시에 노래를 붙여 함께 불러보는 인문학 콘서트가 문화예술창작집단 울림(대표 박기연) 주관으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시와 꽃과 서각의 만남전>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제14회 박재삼청소년문학상은 숭의여고 3학년 손유빈 학생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설화고 3학년 홍나경 학생은 우수상을 받았다. 박재삼 시백일장 일반부 대상은 추은경 씨가 수상했다. 

남진우 교수가 본심 심사평을 하고 있다.

박재삼 시 백일장 초등부 저학년 장원은 대성초 3학년 배단비 학생이, 초등부 고학년 장원은 삼천포초 5학년 정단영 학생이 수상했다. 중등부 대상은 삼천포여중 김예림 학생이 장원의 영예를 안았다. 고등부 장원은 삼천포중앙고 문용준 학생이 장원을 차지했다. 박재삼 시 암송대회 대상은 일반부 이은주 씨가 수상했다. 시암송대회 일반부 금상은 하정애 씨, 학생부 금상은 삼성초 문지후 학생이 받았다. 

올해 행사를 준비한 윤덕점 박재삼문학제추진위원장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삶의 이치일진대 그 자연과 가장 맞닿은 언어의 한 형태인 시로 사천의 자연과 서정을 노래한 박재삼 문학은 우리 사천의 자산이며 자랑”이라며 “박재삼 시인은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열심히 시를 쓰고 순박한 삶의 자세를 가지고 계셨다는 이야기를 여러 문인들께 들었다. 그래서 박재삼 시인을 기리는 문학제를 준비하는 일은 즐거웠다. 박재삼 시의 향기가 사천을 넘어 전국으로 더 힘차게 퍼질 것임을 믿는다.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 올린다”고 말했다.         

▲ 백일장 수상자(뒤)들과 참가 심사위원 및 지역 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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