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삼조 시인

삼포세대(三抛世代)라는 말이 생긴 지 꽤 되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2011년 경향신문에서 처음 사용했다. 2010년 이후 청년실업 증가, 학자금 대출에 대한 부담, 치솟는 집값 등 과도한 삶의 비용으로 인해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20~30대가 늘어난 현상과 관련이 있다. 응용하여 취업과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오포세대’, 인간관계와 미래에 대한 희망까지 포기한 ‘칠포세대’ 등으로 쓰기도 한다.”라고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물론 일부 젊은이에 해당되는 경우겠지만, 삼포도 놀라운데 오포가 있고 칠포까지 생겼다 하니 요즘 젊은이들의 고뇌가 작은 것이 아님을 짐작하겠다.

이 포기들의 원인이 되는 여러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 사회는 더 고민하고 책임도 더 져야한다. 사회의 근간을 이룰 젊은이들이 출발선에서부터 비틀거리고 급기야 차마 못할 포기까지 하게 되면 미래의 건강한 우리 사회를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젊은이들의 나약함과 무조건 남부끄럽지 않은 일에 종사해야한다는 선민의식(選民意識)과 출발에서부터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조급함을 나무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의지를 잃고 진짜 나약함에 빠지지 않도록 길을 잘 닦아놓는 것 또한 기성세대의 몫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런 포기들과는 좀 다른 말이지만 요즘 부쩍 ‘비혼(非婚)’이란 말도 거론된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는 뜻인 미혼(未婚)과는 달리, 결혼하지 않겠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결혼으로 인해 생길 수밖에 없는 복잡한 관계 즉, 남편이나 아내라는 관계를 비롯하여 처가나 시가 등의 새로운 가족 관계가 번거로우니 거기에서 벗어나 혼자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연애는 해도 안 해도 자유이되, 결혼을 하지 않으니 드물게 아이가 생겨도 ‘한부모가족’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한부모가족의 날’(5월 10일)도 제정된 모양이다. 하지만 이 ‘비혼’도 젊은이들이 짊어진 출산 육아 등에의 부담을 덜어주는 사회복지 등을 통해 어느 날엔가는 ‘결혼’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이런 포기나 비혼의 세태극 보며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각이 없을 수 없다. 출산율이 떨어져 우리나라가 드디어 인구감소국가가 되었고, 미래 어느 시점에서는 인구가 제로가 된다는 통계가 나왔다고도 한다. 결혼을 거부하는 것은 인륜을 거스르는 일이라는 비판도 있고 극단의 이기적 발상이라는 비난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자유국가다. 결혼을 하든 않든 포기하든 말든 국가가 통제할 수 없다. 선택은 오로지 젊은이들의 몫이다.

그러니 거듭 말하지만 그 젊은이들이 보다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는 더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런 후에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에게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라고 말해야 한다. 아울러, 곧 닥친 선거에서 어느 당과 후보가 이런 사업을 잘 실현해 나갈 수 있는 것인가를 잘 선택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당연한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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