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댐사천시민행동 초청강연에서 주장.. “끝까지 싸워야”

4대강정비사업이 강을 살리는 게 아니라 죽이는 결과를 낳고, 이에 대비해 상수원 이전 계획을 진행하는 것이 남강댐용수증대사업이며, 이로 인해 사천만 비상방수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환경운동가이자 목사인 최병성 씨(왼쪽)와 서부경남행동연대 이환문 집행위원장.
최근 서부경남지역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여러 가지 물 문제들이 모두 4대강정비사업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남강댐 용수증대와 4대강죽이기 사업저지 사천시민행동연대’(줄여서 남강댐사천시민행동)가 마련한 초청강연회에서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와 ‘낙동강 상수원 남강 이전계획 저지 서부경남행동연대’(줄여서 서부경남행동연대) 이환문 집행위원장에게서 나왔다.

9일 저녁7시 사천시 벌리동에 있는 종합사회복지관 대강당에서 열린 이 강연에서 최 목사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정비사업의 부당성을 꼼꼼히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4대강정비사업은 강을 살리는 정책”이라고 홍보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정부의 계획처럼 보를 만들고 바닥을 긁어내 수심 6미터를 유지하는 강을 만들면, 강은 더 이상 강이 아니라 거대한 수로일 뿐이다. 수질 악화도 불 보듯 뻔하고 철새도 급감할 것이다.”

한강이 80년대 정비사업으로 강에 배를 띄울 정도의 수량은 확보됐지만 친수공간이 사라지고 수질이 나빠졌다고 최 목사는 지적했다. 사진제공 최병성.
거대한 수로로 변한 도심 한강에는 물고기가 알을 낳을 만한 곳도 사라져 인공산란장이 등장했단다. 사진제공 최병성.
그가 강이 아니라 수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정비사업을 빗대 “운하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한강처럼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최 목사는 “지금의 한강은 80년대 초반 작품인데, 지금 정부가 설명하는 사업내용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문제는 그렇게 정비한 한강은 제대로 살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하며, 그가 평소 촬영한 사진자료를 공개해 청중들에게 공감을 샀다.

반면 “그에 비하면 낙동강은 훨씬 살아 있는 강”이라면서 4대강정비사업에 관한 정부의 주장이 과장, 왜곡되었다고 설명했다. 천수만 수질오염 사례까지 덧붙인 그는 “결국 4대강정비사업은 심각한 수질오염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서 최 목사는 “4대강정비사업에 따른 어두운 그림자가 사천과 서부경남에까지 파고들고 있다”면서 올해 초부터 불거진 남강댐용수증대사업과 그에 따른 사천만 비상방수로 신설 논란을 언급했다.

그는 “4대강정비사업 결과 수질이 나빠질 것이라는 것은 정부도 다 안다. 그래서 지금의 낙동강 취수원을 포기하고 남강에서 물을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4대강정비사업이 대규모 토목사업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낙동강 경천대. 사진제공 최병성.
"여울이 있어야 수질이 깨끗해지고 물고기들의 건강성도 유지된다." 사진제공 최병성.

4대강정비사업과 사천만 비상방수로 사이 연관성에 관해서는 서부경남행동연대 이환문 집행위원장이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정부가 4대강정비를 위해 병행하는 것이 상수원 이전이다. 즉 상수원을 낙동강 본류에서 댐 상류로 옮기는 것이다. 그에 따라 나온 것이 남강댐용수증대사업이다. 부산과 동부경남으로 물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평소에 물을 더 확보해야 하고, 그러려니 홍수 대비책이 필요했다. 그 주요 대비책이 비상방수로를 뚫는 것이다. 결국 4대강정비사업에 따른 수질오염이 사천만 비상방수로를 낳은 셈이다.”

이 위원장은 “사천시민이 비상방수로가 못 들어서게 막아낸다면 4대강정비사업도 제대로 추진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강연회 참석자 가운데는 “정부가 강한 의지로 밀어붙이는데, 시민들이 반대한다고 막을 수 있겠나”라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최 목사는 강원도 영월에서 자치단체의 쓰레기매립장 계획 추진에 맞서 ‘서강 지키기’ 운동을 펼쳤던 경험을 전하며, “부당하고 불합리한 정책에 맞서 싸우다보면 의외로 좋은 결과가 따르더라”며 사천시민들에게도 단결해 끝까지 싸워주기를 당부했다.

이번 초청강연회는 남강댐사천시민행동과 사천환경운동연합이 함께 마련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을 중심으로 60여 명만 참석했을 뿐 참석자가 적었다.

이들 단체는 앞으로 남강댐방류구에서 사천만에 이르기까지 자세한 조사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이날 초청강연회에는 시민 6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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