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레몬이 가득한 책장>

▲ 「레몬이 가득한 책장」조 코터릴 지음 / 라임 / 2016

이 책은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빠와 둘이 사는‘칼립소’와 전학생‘메이’가 우정을 쌓게 되면서 만나게 되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칼립소는 절친 메이네 집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리면서 두 집안의 풍경이 사뭇 다르다는 걸 깨닫는다. 작은 정원이 딸린 그림 같은 메이네 집은 밝은 웃음소리와 우스꽝스러운 소동으로 늘 북적인다. 그러나 아빠와 단둘이 사는 칼립소네 외딴 집은 어두컴컴한 데다 적막하기만 하다.

세상 사람들이 다 비슷한 모습으로 사는 줄로만 알았던 칼립소는 가족이라는 것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아챈다.

각자 할 일을 잘하고 있다고 그래서 ‘내면의 힘’이 있다고 믿는 칼립소네 집은 레몬이 가득한 책장을 발견하면서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아빠가 말했던 내면의 힘이라는 것이 결국은 방치를 위한 허울은 아니었을까?

힘이 쪽 빠져서 우울함에 푹 빠진 아빠 곁을 지키는 칼립소. 칼립소 아빠는 어른이지만 어른으로서 역할을 못했다. 칼립소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나서 받은 상처 때문에.. 어른이라고 마음마저 어른은 아니다. 칼립소 아빠는 아내가 죽은뒤 마음을 닫아 버렸다. 딸에게 까지 이런 상황에서도 칼립소를 지탱해주는 것은 책읽기와 글쓰기이다. 동굴 속에 들어가 있던 아빠와도 글쓰기를 통해 소통의 문을 열게 된다.

엄마의 부재로 인해 닫힌 마음으로 살았던 부녀에게 이웃과의 교류를 통해서 한걸음 세상으로 나가는 이야기를 들려주었기에 어둡지 않은 결말이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이 책은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꼭 한번쯤은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라면 자녀와의 소통 그리고 자녀의 자아와 관련하여 이책을 통해 많은 걸 느낄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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