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이상한 엄마>

▲ 「이상한 엄마」백희나 지음 / 책 읽는 곰 / 2016

아이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으로 출근하는 ‘워킹맘’ 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그림책을 소개한다.

호호가 아프다는 연락에 직장에 있는 엄마는 아이를 부탁하려 이리저리 전화를 건다. 어찌된 일인지 전화는 ‘이상한 엄마’ 에게 잘못 연결되고, 일단 부탁을 받았으니 부랴부랴 호호네로 구름을 타고 내려간다.

“그래그래 네가 호호로구나…(중략) 오늘은 날 엄마라고 생각하렴..”

열이 올라 조퇴한 호호는 이상한 엄마의 외모에 조금 겁이 났지만 따스한 목소리에 마음이 놓인다. 연배는 좀 들어 보이고 얼굴은 허옇게 칠했지만 선녀 옷을 입고 있으니 선녀 같다. 부랴부랴 냉장고를 뒤져 달걀국을 만들고 달걀프라이로 집을 덥히고 날씨를 다루던 기술로 포근한 안개비 이불을 만들어 호호를 살뜰히 보살핀다. 
퇴근한 진짜 엄마는 초조하게 빗속을 뛰어오고 잠든 아이를 꼭 끌어안고 마음을 놓는다.

작가는 전작인 <구름빵>에 대해 독자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었다고 한다. 표본처럼 완벽한 가정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어떤 형태의 가족이든 사랑만 있다면 좋다는 마음으로 이 그림책을 작업했다고 한다. 호호네 집에서 느껴지는 아빠의 부재도, 어지럽혀진 거실도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이 때문일 것이다.
 
‘백희나’는 삽화를 인형과 스튜디오를 이용해 직접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스컬피’ 라는 찰흙 같은 재료로 오븐에 구워 색을 입혀 사용하여 표정과 소품이 매우 사실적이다. 특히 엄청난 저녁을 보고 깜짝 놀라는 표정은 정말 귀여워 따라하게 된다.

이 그림책을 아이에게 읽어 줄 때면 여러 감정이 든다. 워킹맘이라면 한번쯤 겪어봤을 상황에 공감이 가고 마지막에 느껴지는 호호 엄마의 안도감이 느껴져 함께 한숨을 쉬게 된다.

우리는 모두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고, 부족해도 괜찮다고 진심이 느껴지는 격려를 보내주는 작가의 따뜻한 배려가 참 고맙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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