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남산골 두 기자>

▲ 「남산골 두 기자」정명섭 / 서유재 / 2017

“이 책은 만약 민간에서 인쇄해 발행했던 조보가 없어지지 않고 계속 유지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력에서 출발했습니다.” 라는 글쓴이의 말처럼 <남산골 두 기자>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붓을 들은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정명섭 작가는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대기업 샐러리맨과 커피를 만다는 바리스타를 거쳐 현재는 전업작가로 활동 중이다. 2006년 역사추리소설 <적패> 출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크리에이터 상’을 수상했다.

10년 째 과거공부만 하고 있는 ‘김생원’은 집의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아보려 운종가(지금의 시장)에 왔다가 ‘박춘’이라는 상인을 만나 조보 편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박춘은 김생원에게 조보와 함께 실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대한 글(기사)을 써줄 것을 부탁하였고 넉넉한 사례에 혹한 김생원은 글을 쓸 것을 허락한다.

김생원의 노비인 ‘관수’는 비록 신분은 미천하지만 눈치가 빠르고 머리가 비상하며 의협심이 강하다. 관수는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김생원을 따라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며 기사거리 취재를 돕는다.

작가는 김생원과 관수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에서의 언론의 역할을 생각해보게 한다. 한증소(지금의 찜질방)를 이용 할 때 나이든 사람, 기력이 쇠한 사람은 삼갈 것을 권하는 기사,  얼음을 캐는 자의 부당한 거래내역과 그 실태를 고발하는 기사를 통해 언론의 장점과 순기능을 보여준다.

하지만 고아들을 노비로 부리기 위해 데려갔다가 다시 돌려보내는 어른들의 이야기, 너무도 열악한 멸화군(지금의 소방관) 이야기, 함부로 노비를 처벌하는 양반 이야기를 통해 언론의 단점과 언론의 제 역할을 못했을 경우의 부작용에 대해 말하기도 한다.

지금 현실에서는 공영방송과 신문 등 언론에 대한 불신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권력과 금력 앞에 엎드린 작금의 상황을 돌아보며 이 책은 언론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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