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곤양‧곤명 서부 3개면 교육 살리기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빠른 산업화 속에 젊은이가 농산어촌을 많이 떠난 것이 근본 문제요, 그럼에도 작은 학교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에도 동의 못할 바 아니나, 학생 수가 너무 줄어 학교 운영이 어렵다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교육부와 경남도교육청은 ‘1면 1교’ 정책에 따라 이미 여러 초등학교들을 통폐합 한 바 있다. 이어 사천교육지원청은 2013년부터 수년간 소규모 중학교 통합을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진 못했다. 이 과정에 통합 대상 학교와 학부모, 동문회 관계자 등은 여러 차례 한자리에 앉아 갈등하기도 했으나 지역의 교육문제를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음은 분명하다.

사천교육지원청이 올해 다시 소규모 학교 통합 논의에 불을 지필 모양이다. 이번엔 서포중과 곤양중에 이어 곤양고까지 3개 학교를 통합하는 카드다.
얼핏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이 한 한교에서 잘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생기지만 ‘그럼 다른 더 좋은 방법이 있나’ 하는 생각에 이르면 긍정도 부정도 쉽지가 않다.

사천교육지원청의 기본 그림은 앞선 3개교 통합학교를 곤양고에 두고 교실을 증설하는 방안이다. 통합학교 위치를 분명히 함으로써 이를 둘러싼 갈등을 최소화 한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기숙사를 지어 고등학생이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중학생들에겐 통학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학교 통합 시 지원되는 적정규모학교 육성 지원금을 활용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음도 강조한다.

그러나 이 정도의 형식과 내용으로 지역민과 학부모‧학생, 동문회를 설득시킬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학교 통합으로 학생이 늘고, 기숙사가 생기고, 교육 프로그램이 개선된다고 해서, 초등학교나 중학교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도시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멈추게 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에 누구든 흔쾌히 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계는 통합 후 어떤 학교를 만들어 갈 것인지 더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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