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문화재위원들 12일 곤명 성방마을 유물유적 확인 작업
이날 조사는 도예가이자 마을 이장인 김영태씨의 확인 요청을 문화재청이 경상남도로 이첩해 이뤄졌다. 따라서 조사 출발점도 김씨의 집이었다.
김씨가 마을 일대에서 수집한 몇몇 유물을 확인한 결과 지난 7월에 발견한 석기유물은 청동기시대 ‘돌괭이’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밖에 여러 기와 파편들은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사용된 기와”라고 확인했다.
먼저 고온에 녹아내린 흔적이 역력한 돌덩이들이 널려 있는 현장을 확인한 문화재위원들은 쇠부리터라는 주장에는 의심을 품었다. 쇠를 녹일 만큼의 고온이 가해진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나오는 슬래그(쇠똥)가 거의 발견되지 않는 게 이상하다는 것이다.
또 주변 토질이 철을 많이 함유하지 않은 퇴적토라는 점도 쇠부리터라고 추정하기에 부족함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쇠부리터가 아니라면 무얼까’라는 물음에는 명쾌한 답을 찾지 못한 채 물음표를 남겨 뒀다.
반면 마을 앞 산성터에는 깊은 관심을 보였다. 즉석에서 삼국시대 기와편들을 발견해 그 역사성을 짐작할 수 있는 데다, 비록 성벽이 많이 남아 있지 않지만 성 밖으로 가파른 절벽이 유지되고, 무너져 내린 석축이 널려 있는 등 옛 성의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확인결과 고인돌과 선돌에 관해서는 위치와 규모 그리고 자리를 옮겼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가치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003년 ‘채석장 논란’이 불거졌던 곳의 매장문화재는 가치 있게 평가했다. 몇몇 석관묘들 사이에서는 삼국시대 도자기 파편이 발견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문화재조사단은 경남도 소속 문화재전문위원인 이동주 위원(동아대 고고미술사학 교수), 이주헌 위원(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연구원) 그리고 경남도와 사천시 문화재관리 담당 공무원 1명씩 모두 4명으로 구성됐다.
문화재청은 화석 산출 상태가 양호하고 다량인 점 등을 주목하면서도 해당 화석이 성방리 일대와 하동군에서 널리 분포하는 점을 감안해 “‘보존지역’으로 설정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의견을 달았다.
12일 문화재조사단의 현장 확인 과정에서 만난 김영태씨는 “여러 문화유물과 유적지가 더 큰 의미를 갖기를 바랐는데 조금 아쉽다. 그래도 작은 마을에 이만큼의 숨은 역사가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앞으로 성방마을의 중요한 색깔로 만들어 갈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성방마을 주민들은 또 13일 “공룡발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을 찾았다”면서 학계 전문가를 불러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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