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농민기본소득을 보장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물가는 오르는데 쌀값은 계속해서 떨어진다. 값싼 수입 농산물은 물밀 듯이 들어오고 농업포기에 따른 휴경지와 농지전용은 확대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속가능을 위해 월 20만 원의 농가기본소득을 주자는 정책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우리 농촌에서 살 사람이 없다는 건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농가소득은 도시근로가구 소득의 60%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도시에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노인과 뜻한 바 있는 소수의 젊은층만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문제는 농가소득 중에서 농업으로 얻는 소득이 적다는데 있다. 통계자료를 보면 2015년 우리나라 농가의 평균소득은 3721만 원인데 농민들이 농사를 지어 얻는 소득 비중은 30% 뿐이다. 농사만 지어서는 생활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농가 양극화도 갈수록 심화되는 추세다. 지난 10년 동안 농산물 판매액이 3000만 원 이상인 농가는 두 배 가까이 늘었고, 500만 원 미만 농가 비중은 약 48%에서 54%로 증가했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농가의 격차가 12배 이상 벌어졌다.

정부가 이런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 그러나 직불제를 비롯한 그동안의 농업정책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모든 직불제가 면적이나 사육마릿수 등에 비례해 액수가 늘어나다 보니 상대적으로 직불제의 소득안정 효과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에 집중됐다. 이런데도 여전히 개선의 여지는 없다. 게다가 잇따라 체결된 자유무역협정(FTA)은 농민들의 피해를 막지 못했다. 정부는 물론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정치인 중에서 도농간 소득격차와 농민소득의 양극화, 영세농의 빈곤화 등 농가소득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고민 중인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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