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서포면에 7조 원 규모 국제공항 조성 제안
경남도는 김해 신공항 추진…‘장밋빛 청사진’ 지적

사천시가 인천국제공항에 이은 제2 국제공항 건설 사업을 대통령선거 공약에 포함시키는 것을 제안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대선 공약 건의사업으로 '대한민국 제2 국제공항(삼남국제공항) 건설' 사업을 제안했다. 시가 밝힌 사업 내용을 보면 서포면 일원에 길이 3.8㎞의 활주로 3면을 조성하는 것으로 사업비는 7조 원을 책정됐다.

시의 자료를 보면 “인천 영종도 공항의 포화상태로 제2 국제공항 조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영남과 호남, 충청권역의 2000만명이 2시간 이내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남해안 남중권역 중심지인 사천에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사업 타당성으로 24시간 운용이 가능한 점과 민가가 없어 소음문제가 없고 이용객 급증 시 확장이 용이한 점, 김해공항 확장사업비의 3분의 1 수준으로 예산이 적게 드는 점, 그리고 항공MRO 업체 설립으로 항공 인프라 구축이 된다는 점 등을 들었다.

▲ 사천시가 계획 중인 '대한민국 제2 국제공항' 위치도.

하지만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경남도와 부산시, 대구시, 경상북도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고, 이미 대선 공약으로 여러 번 채택된 신공항 건설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논란도 많아 실현가능성이 적다는 지적이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장밋빛 청사진’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경남도는 최근 밝힌 대선공약 건의 사업에서 ‘김해 신공항 건설’ 관련 전략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도의 구상은 국토교통부는 반대하고 있지만 김해국제공항이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국제노선을 취항하기 위해 3.8km의 활주로를 건설하고 터미널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또 영남권 관문공항으로 기능하기 위해 대구와 경북으로부터 접근성이 나아지도록 대구와 밀양, 김해를 잇는 KTX을 건설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3.5㎞짜리 대형 활주로 2개 이상이 들어설 대구공항 이전 예정지가 사실상 신공항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 상황이다.

시의 계획이 알려지자 한 시민은 SNS에 “국제공항은 대형항공기가 이착륙 해야 하는데 사천은 군사공항도 있다. 민가에 소음피해는 없는지 사전에 주도면밀한 검토와 검증을 통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선행되고 시민들의 충분한 공감대와 동의가 되어야만 추진하는 것이 절차다”라고 꼬집었다.

다른 시민은 “광포만 공단 유치 공약하고 같은 수준이다. 아무리 대선 공약 건의사업이지만 ‘되면 좋고 안 되면 말자’는 식 아니냐”고 비난했다.

시 관계자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 얘기가 나올 때부터 서포면에 국제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던 게 사실이고, 우주센터도 전남 고흥과 유치경쟁을 벌일 정도로 서포면의 입지 조건은 좋은 편”이라며 “이번 대선에 맞춰 화두를 던지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제공항 건설 사업이 꼭 이번에 반영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김해공항이 확장 수준에 머물게 되면 다시 신공항 건설 얘기가 나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때가 되면 기본타당성 용역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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