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春分)이 지났다. 바야흐로 완연한 봄이 왔다는 얘기다.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지만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사천시민들, 특히 동지역 주민들은 올해가 미세먼지 걱정이 가장 크다. 30년 넘게 가동 중인 삼천포화력발전소 옆에 또 하나의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가 얼마 전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국제환경기구인 그린피스 자료에 따르면 고성하이화력발전소로 인한 조기사망자수가 연간 60여명에 이르고, 발전소 사용연한을 40년으로 가정하면 조기사망자수는 24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소로 인한 미세먼지 피해를 경고한 것이다.

삼천포종합운동장에서 시민들이 대거 참여하는 집회가 21일 열린다. 화력발전소 피해대책을 촉구하는 것이다. 또 발전소와 연결되는 우회도로 개설도 촉구하는 목적이다. 집회 주최 측은 시가지에서 차량 가두행진까지 벌일 계획이다. 고성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고성그린파워 사무실이 도착지인데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질 우려가 크다.

고성그린파워는 발전소 건설에 따른 시민들의 피해 대책 요구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왔다. 특히 우회도로 건설 문제는 사천시 TF팀과의 여러 차례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공사가 본격화 될 경우 대형트럭의 시가지 통행으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은 가중된다. 교통사고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그런데도 회사 측은 우회도로 개설 편입 부지 매입의 사천시 부담 등 사실상 개설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매년 봄이 되면 들썩이는 미세먼지 관련주들은 올해도 인기다. 특히 대선 주자들이 환경정책을 쏟아내면서 더 그렇다. 이미 공사가 시작돼 버린 또 하나의 발전소는 그렇다 해도 언제 지켜질지 모르는 화력발전소 가동 축소 공약에 기대야 하는 답답한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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