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KAI 본사 실사 후 사업 승인 계속 미뤄
KAI, 제주항공과 MRO 물량확보 위한 협약
LCC 업계 추가 물량확보 등 협력 기대 커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9일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선두업체인 제주항공과 신사업 발굴을 위해 전략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가 지원하는 항공MRO(정비) 산업단지 설립을 추진 중인 KAI가 물량 확보 측면에서 주요 고객사를 선점한 것으로 해석된다.

▲ KAI가 9일 제주항공과 신사업 발굴을 위한 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사진=KAI)

KAI와 제주항공은 이날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신사업 발굴 및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적 협력에 관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KAI 하성용 사장과 제주항공 최규남 사장 등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사는 사업분야별로 협력방안을 구체화 할 계획으로 협약의 유효기간은 3년이다.

KAI는 이번 협약이 양사간 강점을 활용해 상호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은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MRO 전문업체 설립의 핵심인 국내 LCC 업체의 물량확보와 사업성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항공기 정비 효율화와 조종사 적기 양성에 기여할 수 있는 훈련체계 확보, KAI의 완제기 수출과 연계한 운항노선 개발 등 추가 사업을 기대하고 있다.

KAI와 LCC 업계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으로 민수 MRO 전문업체 설립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KAI 관계자는 “국내 MRO 전문업체의 설립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협력은 추가 LCC 업계의 협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MRO 사업은 항공기의 운항정비와 기체 중정비, 부품 정비를 포함해 항공기 개조를 하는 것으로 세계적인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 2013년 2만7100대였던 민간 항공기는 2025년 3만790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MRO 사업 규모는 같은 기간 643억 달러에서 960억 달러까지 늘어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만도 2025년 336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국내 시장 역시 군용기와 민간기를 포함해 2025년 4조 원 이상의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그 계열사를 제외한 다른 항공사들은 거의 모든 항공기 정비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KAI는 2013년 기준으로 민간 항공기 분야에서만 7560여억 원이 MRO 비용으로 해외에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 국토부 직원과 평가위원들이 1월 18일 KAI 에비에이션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한편, 국토부의 항공MRO 사업자 승인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KAI는 지난해 7월 첫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후 12월 국토부가 민관 전문가 14명으로 구성한 평가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사업계획서를 보완해 제출했다. 이어 올해 1월 18일 MRO 평가단의 실사를 받았다.

KAI 관계자는 “우리가 승인 시기를 말할 입장이 아니다”면서 “다만 늦어도 상반기내에는 MRO 전문업체가 지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송도근 사천시장도 지난 7일 국토부를 방문해 협의를 했지만 사업 승인과 관련한 향후 추진 일정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듣지 못했다.

KAI가 항공MRO 사업자로 최종 선정되면 사업비 500억 원을 지원받는다. KAI는 사업자로 선정되면 사업장을 조성해 우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항공기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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