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홍 사천문인협회장이 현 시국에 대해 ‘사천 문학 17호’에 글을 썼다. 황씨의 주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죄가 없다는 게 요지다. 촛불 정국을 보는 시각은 박 대통령 지키기 선봉장에 나선 김진태 국회의원과 흡사하다.

황씨는 “촛불 들고 나온 사람들만의 국민이 아니고 그 외침만 ‘여론’이 아니다”며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박사모와 힘을 합쳐 맞대응으로 데모를 시작했다. 이제 보수와 진보의 싸움”이라고 적었다. 촛불집회와 같은 내란은 의병이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작가 이문열의 발언을 연상시킨다.

문제는 그의 기고문이 박 대통령을 두둔하고자 하고 ‘보수적’이라는 게 아니다. 문학지에 시나 소설만 쓰라는 법도 없다. 그러나 황씨가 사실을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궤변을 실었다는 사실이다.

“박 대통령의 재단 기부 요청은 대통령의 통치행위로 봐야 한다. 역대 한국의 대통령을 했던 사람 치고 대기업운영자를 독대를 다 했다”라고 운운하는 대목에서는 황씨가 뉴스라도 보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조차 “그 당시엔 돈 내라는 청와대의 지시와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한 상황이다. 박 대통령이 대기업들을 압박해 재단에 강제로 출연하게 했다는 혐의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진술(박 대통령이 세세하게 지시했다)을 바탕으로 검찰 공소장에 그대로 나온다. 기업에서 삥 뜯는 일은 과거 군사독재정권이나 하는 짓이지 대통령이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으로 할 일이 아니다.

황씨는 사천문학 이번호에 전체 317쪽 중 60여 쪽에 걸쳐서 이런 글을 실었다. 회원들의 투고글이 적었다는 게 이유다. 명색이 작가인데 비문 투성이다. 황씨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격려 전화를 받고 있고, 추가 책 주문도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사천문인협회의 앞날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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