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떨어지는 쌀값에 농민 ‘한숨’ 가득

▲ 23일 용현면에서 열린 공공비축미 매입 모습.

용현면에서 24년 째 쌀농사를 짓고 있다는 김상만 농민은 쌀값 얘기를 꺼내자 담배를 꺼냈다. 김씨는 “정부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안 오르는 게 뭐가 있나. 얼마 전에 이 담뱃값도 엄청나게 올랐는데 쌀값만 계속 내려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내년에 쌀농사를 지어야 할지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볼 참이다”고 덧붙였다.

정민현 농민도 ‘올해 쌀값이 어떠냐’는 질문에 한숨부터 지었다. 정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밥맛도 없는 외국 쌀을 먹어봐야 정신을 차리지. 이 돈(쌀 수매가) 받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서울에 트랙터 몰고 올라가던데 나도 올라가고 싶지만 기름값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 하는 수매 현장의 농민들은 뿌듯함과 만족감보다 걱정 섞인 표정이 역력했다.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한 벼 수매가 때문이다.

매입가격은 건조벼 40kg기준 특등 4만6480원, 1등 4만5000원, 2등 4만3000원, 3등 3만8270원이다. 지난해 특등미 기준 가격 5만3990원에 비해 7510원이 낮아졌다.

정부는 쌀 초과 생산분 30만톤을 전량 사들이고 공공비축미 매입 시에는 벼 40㎏당 우선지급금 45000원을 잠정 지급하는 등의 쌀 수급 안정대책을 지난달 발표했다. 그러나 쌀값의 지속적인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시장격리 물량 30만톤 이상 확대와 공공비축미 매입가 5만 원 이상, 인도적 차원의 대북 쌀 지원, 재고미 사료용 전환 확대, 쌀 생산조정제 예산 확충 등 근본적인 대책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한편 농민들에게는 이번 공공비축미 매입과 동시에 우선지급금이 지급된다. 우선지급금은 농가의 수확기 자금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매입대금의 일부를 출하 현장에서 가지급하는 것으로 산지쌀값이 확정된 후에 내년 1월 정산하게 된다.

사천시는 지난 16일 사남면 우천마을을 시작으로 2016년산 공공비축미곡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2월 23일까지 총 157개 검사장에서 매입이 이어진다.
사천지역 올해 매입물량은 시장 격리곡을 포함하여 새누리와 새일미 건조벼 총 13만7295포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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