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곤양고등학교 1학년 1반 담임이 된 나는 오늘까지 그 역할을 수행해 오면서 교사로서 매우 심각한 회의와 고민을 하고 있다. 우리 반 아이들은 곤양중 출신이 아니라 100% 사천 중과 용남중 출신으로 우리 학교에 와야 할 이유가 사실은 없는 아이들이다.

밀레니엄 베이비 열풍으로 태어난 이들은(모두 2000년 생들이다.) 동년배의 숫자가 다른 나이 또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아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이들에게 따라 붙는다. 이들의 부모들은 대부분 지금 40대 초 중반으로서 이들을 과보호로 키웠고, 그 결과 이들은 유례없이 버릇없는 아이들이 되어 초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교사들이 해방의 만세를 불렀다고 전해질 만큼, 웃고 흘리기에는 뭔가 찜찜한 이야기의 주인공들이다.

곤양고등학교에 온 이유의 핵심은 사천시에 있는 고등학교의 정원을 초과했고, 이들은 성적미달로 하는 수 없이 우리학교로 진학해 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일단 자존감은 거의 없다. 또, 중학교 시절 교육으로부터 방치된(이유는 너무 많지만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버릇없고, 막무가내인 성품의 아이들이 많다.)아이들이어서 고등학생으로서의 품행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것이 지금 우리 반 아이들의 상황이었고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아이들은 곤양에 오기 위해 사천에서 아침 6시 50분 차를 타야만 한다. 배차시간이 학교와 맞지 않은 관계로 앞으로 3년 동안 그들은 이 시간을 지켜야 한다.

우리 헌법 제 10조는 행복추구권을 규정해 놓고 있다. 하지만 우리 반 아이들은 이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 반 아이들은 공부를 잘 못해 늘 불행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 하루 종일 졸리고 그것이 선생님들과 문제가 되어 또 불행하다. 집에서 가정교육을 엄격하게 받지 못한 이유로 학교 생활에서 자주 상처받아 또 불행하다. 칭찬이라고는 받을 수 없도록 하는 자신들의 행동 탓에 언제나 다른 어른들로부터 지적 받으니 그 또한 불행하다. 이들은 행복을 추구해야 할 우리 국민이고 아직은 17세인데 이렇게 매일이 불행하다.

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나의 소망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담임임기 동안에 가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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