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대 다슬기 화석 발견’.. 발견자는 고생물학자 아닌 마을주민
이 같은 사실은 뉴스사천의 첫 보도(7월17일) 이후 서승조 경남도문화재위원과 김경수 진주교육대학 교수가 20일 현장을 직접 확인함으로써 확인됐다.
이날 성방리 딱밭골 일대를 둘러본 두 화석전문가들은 “화석 분포 지역이 넓고 화석층이 두꺼운 점이 큰 특징”이라며 “겉보기에도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곳 마을주민들은 풍화작용이 빨라 허리가 잘록해진 화석류 바위를 장구바위라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그 바위가 어떻게 그런 모양을 가질 수 있었는지는 전문가들의 설명을 듣고서야 알 수 있었다.
현장을 둘러본 서승조 위원은 이보다 앞서 사진 상으로 추정한 것처럼 ‘브로티옵시스 와키노엔시스’(brotiopsis wakinoensis)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자세한 것은 성분 분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성방리 일대에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도 복족류 화석이 여럿 발견됐지만 그 어느 것보다 가치 있어 보인다”라는 말로 성방리 화석유적을 평가했다.
‘브로티옵시스 와키노엔시스’(brotiopsis wakinoensis)는 1936년에 하동군 진교면 양포리 발꾸미마을 해안에서 일본인이 최초로 발견해 이름을 붙인 것이다.
문화재청은 2007년에 이 발꾸미마을 해안 유적을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예고 했으나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마을 근처에 토석채취장이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주민들은 토석채취장 개발사업 이야기가 나오자 줄곧 반대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지금은 사업신청이 철회된 상태다.
그럼에도 마음을 못 놓고 있다. 업체가 사업계획을 변경해 다시 신청할 것이라 믿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곳 마을주민들은 마을이 지닌 생태적 특성이나 역사적 전통, 나아가 지질의 특성이라도 이용해 가치를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이나 문화재로 지정 받아 더 이상 대규모 개발을 막겠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이 마을에서는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이 다수 생산되고, 석관묘 고인돌 돌도끼 등 고대유물이나 성터 도요지 등의 흔적이 많이 있다.
그와 함께 화석을 찾은 도요가 김영태씨도 “채석장보다는 문화재나 천연기념물을 가진 마을로 알려지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게 대다수 마을사람들의 생각”이라며 마을에서 발견된 화석유적이 가치가 높은 것이길 바랐다.
이날 서 위원과 김 교수는 성방리 일대 조사를 관계기관에 요청하기로 했다. 또 마을주민에 따르면 문화재청에서 다음 주 중으로 직접 조사관을 보내겠다는 답을 해왔다고 한다.
사천시 곤명면 성방리에서 발견된 중생대 화석유적지. 그 가치는 앞으로 진행될 조사와 연구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마을을 지키기 위해 쏟은 주민들의 땀은 한 결 같은 ‘사랑’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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