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22일부터 시험 어려워져
장내기능 경사로, 좌·우회전, T자형 주차 등 추가
주행거리 50m에서 300m로 늘어

▲ 장내에서 도로연습중인 차들, 사천자동차운전전문학원 모습

어디를 놀러가더라도 누군가가 운전해 주고, 가고 싶은 곳을 말하면 데려다 주니까 굳이 면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편하게 앉아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묘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취업 후 필요한 게 무엇일까 생각하던 중 제일 먼저 할 일이 운전면허 취득이었다. 남들은 스무 살 때 딴다는 그 흔한 운전면허를 나는 결코 늦게 따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취업을 하고 일을 하면서도 아직 면허증이 없는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면허증을 따더라도 당장 차를 살 형편이 안 되기 때문에 장롱면허를 많이들 가지고 있는 현실도 있었다.

오는 12월 22일 부터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인해 시험이 어려워진다. 가장 많이 바뀌는 부분은 장내기능시험이다. 경사로, 좌·우회전, T자형 주차, 신호 교차로, 가속이 추가된다. 주행거리도 300m 정도로 길어진다. 슬슬 압박감을 느끼며 더 늦기 전에 따야겠다고 생각하다 드디어 실천에 옮겼다. ‘어디가 잘 하더라’ 이런 정보 없이 무작정 인터넷 검색창에 사천 운전 학원을 쳤다. 사천에는 용현면과 좌룡동에 위치한 학원 두 곳이 나왔다.

공통적인 기본 교육시간은 학과 5시간, 장내기능 2시간, 도로주행 6시간이다. 사천의 학원들은 가격이 대략 43~54만 원 선(도로주행 시험 응시료 포함)이다. 진주와 다르게 이들은 홈페이지가 없다. 가까이 있는 진주의 한 학원은 홈페이지가 있어서 가격부터 학원 위치, 셔틀버스 운행 노선까지 미리 알 수 있는데 아쉬웠다.

먼저 학원 등록을 하고 보건소에 가서 신체검사를 받았다. 신체검사증을 학원에 제출하면 바로 운전면허시험 접수증이 된다. 이제 시작이다. 나는 학과수업을 먼저 들었다. 학과부터 먼저 들어도 되고 기능수업을 먼저 해도 된다.

기능시험은 기어조작, 깜빡이, 전조등, 와이퍼 조작 방법 등을 해보고 엑셀레이터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속도 20km로 전진하다, 돌발 상태에서 한번 정지하고 다시 가는 코스였다. 사천자동차운전학원의 경우 장내코스 자체가 직진 코스가 아닌 가다가 좌회전을 해서 앞으로 전진해나가야 하는 코스였다. 운전대 한번 잡아보지 않은 내가 좌회전하는 것이 장내교육 두 시간으로 가능했을까 싶다. 어찌됐던 나는 중앙선 침범으로 실격되지 않고 합격했다. 기능시험은 8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대형 학원의 경우 요즘은 시뮬레이터를 통해 연습을 할 수 있지만 사천은 아니다. 나는 부모님이 스틱차를 운전하시기에 연습할 만한 차가 없었다. 진짜 딱 학원에서 강사님과 함께하는 그 시간이 전부였다.

필기시험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에 위치한 마산운전면허시험장에서 쳤다. 스마트폰 앱으로 공부를 할까 하다가 기왕이면 제대로 시험을 보고 싶어 7000원을 주고 학원 자체 시험문제집을 샀다. 필기시험은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이제 대망의 도로주행이 남았다. 출퇴근 시 버스타고 다니는 길을 이제야 겨우 알아가고 있는데 최소가 6.1km인 코스를 총 4개나 외워야만 했다. 그 중 한 코스를 랜덤으로 컴퓨터가 지정해서 시험을 본다. 어느 코스가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4코스를 다 외워둬야 했다.

▲ 발급받은 면허증

예전에는 처음 등록할 때 금액을 어느 정도 납부하면 합격할 때까지 책임을 져줬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주행시험에 떨어진 후 추가로 교육을 받는 부분은 본인 선택이다. 만약 추가 교육을 받으려면 10%의 부가세가 붙은 별도의 교육비를 내야한다.

도로주행 시험은 감독관 입회하에 치러진다. 그 다음 시험 칠 사람이 함께 동승해 부정으로 합격하는 것은 아닌지 등을 살핀다. 70점 이상이 합격이다.

운전면허시험 합격에서 칼을 쥐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 도로주행이다. 앞으로 점점 더 면허 따기가 어려워진다. 이번 수능이 끝나고 면허를 따고자 등록할 수많은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처음 등록할 때 부담된다고 저렴한 가격대의 수업이 아닌, 차라리 연습을 조금 더 할 수 있는 가격대를 끊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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