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의 한 마을 곳곳에 복족류 추정 화석 널려

중생대 백악기 복족류로 추정되는 화석이 경남 사천의 한 마을에서 대량 발견됐다.
경남 사천의 한 마을에서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다슬기 종류의 화석이 다수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마을주민의 제보로 7월15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작은 야산의 기슭에서 화석으로 추정되는 바위를 여럿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 바위에는 고둥 모양의 무늬가 선명했고, 풍화작용으로 닳아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작은 홈이 촘촘히 박혀 있었다. 특징이라면 열쇠층(=지평층, horizon)이 수 십 센티미터로 매우 두껍다는 것이다.

열쇠층이란 지층 가운데 특징이 있는 암상(巖相)을 가지며, 수평으로 널리 이어져 쉽게 추적할 수 있는 단층(單層)을 말한다. 어떤 지역 안에서 비교적 단기간에 이루어지며, 그 지역의 층서(層序)와 구조를 밝히는 실마리 역할을 한다.

주민설명에 따르면 이런 모양의 돌과 바위가 마을 전반에 걸쳐 흔했다고 한다. 또 마을사람들은 이들을 이용해 석축과 돌담을 쌓기도 했지만 중요한 가치가 있으리라는 생각은 못했다고 한다.

화석 단면은 풍화작용으로 인해 벌집 모양을 하고 있고, 조개류 화석도 발견되었다.
진주교육대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다 퇴직해 지금은 명예교수로 활동 중인 화석전문가 서승조 박사는 이 화석의 사진을 살펴보고 “담수성 다슬기 종류인 ‘브로티옵시스 와키노엔시스’(brotiopsis wakinoensis)의 화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

‘브로티옵시스 와키노엔시스’는 1936년에 경남 하동군 진교면 발꾸미마을에서 일본인이 최초로 발견해 신속/신종으로 보고한 것이며, 지금으로부터 1억2000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생명체로 연체동물인 복족류 중 하나다.

이 ‘브로티옵시스 와키노엔시스’는 국제적으로 백악기 비해성층(非海成層 : 바다 환경에서 생성된 지층이 아니라 육지나 담수 환경에서 만들어진 지층)의 표준화석(標準化石 : 암층의 시대를 지시하는 화석)으로 유명해진 화석이다.

또 다른 화석. 다슬기 또는 고둥 무늬가 선명하다.
화석의 종을 정확히 판단하고 화석분포 면적 등을 살펴보기 위해 뉴스사천은 서승조 박사와 함께 조만간 화석이 발견된 지역을 정밀 답사할 예정이다.

현재 고성공룡박물관 명예관장과 경상남도 문화재전문위원을 맡고 있는 서 박사는 “마을주민들의 설명대로 화석 발견 범위가 넓거나 여러 종류의 화석이 발견될 경우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을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화석으로 추정되는 암석이 가정집 정원석 또는 돌담으로 쓰이고 있다.
마을 근처 야산에 널브러진 화석 추정 암석들. 풍화와 침식으로 가운데 부분이 잘록하게 많이 깎인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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