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사랑초, 섬초롱 꽃, 노랑어리연이 피었습니다.
다시 장마전선이 다가옵니다. 장마전선에서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 동네. 바람이 심하게 붑니다. 바람이 불면 나무도 흔들리고, 풀들도 흔들리고, 플랭카드도 간판도 마구 흔들립니다.
바람 불어 좋은 날! 흔들리며 피는 꽃들이 있습니다. 멀대같이 기다란 꽃대를 키워올린 섬초롱이 바람의 흔들림에 당혹스런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하얀색 꽃을 피워올린 수련입니다. 바람 불고, 우두둑 빗방울 떨어져도 청초한 아름다움은 그대로입니다.
여름 내내 꽃이 피어나는 노랑어리연입니다. 비바람 속에서도 꽃대 만큼은 꼿꼿하게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사랑초 꽃입니다. 흰꽃도 있고, 분홍 꽃도 있습니다.
닭 오줌 냄새가 난다해서 붙여진 이름. 계요등 꽃입니다. 덩굴 식물이라 길게 뻗어 가면서 다른 물건을 감기도 하고 땅바닥에 퍼지기도 합니다.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