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원 경상대학교 미생물학과 교수

“신재생 에너지를 통한 사회 변화는 피할 수 없다. 우리가 가진 과학기술로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바뀔 수 있다.”

이 말을 한 행동주의 철학자는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이다. 그의  대표적 저서인 ‘엔트로피’와 ‘종말’ 시리즈는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됐다.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넘나들며 자본주의 체제 및 인간의 생활방식, 현대 과학기술의 폐해 등을 날카롭게 비판해온 그가 ‘수소경제(The Hydrogen Economy)’라는 저서에서 미래 사회는 수소를 중심으로 움직일 거라고 예측했다.

이미 알고 있다시피 석유와 같은 화석 연료는 머지않은 장래에 고갈될 것이다. 리프킨이 예언한 것은 현재까지 석유로 움직이는 세계경제가 수소로 대체될 것이라는 것이다. 화석연료의 부족과 부작용을 대처하기 위해 이른바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과 보급이 인류에게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리프킨은 수소를 미래의 신재생에너지로 예견한 것이지만, 수소 이외의 신재생 에너지 개발은 여러 각도로 추진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란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친 말이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 · 이용 · 보급 촉진법’에서 정의한 바에 따르면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란 기존의 화석 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거나 햇빛·물·지열·강수·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이다. 쉽게 말하자면 신에너지란 수소, 연료 전지 등과 같은 새로운 에너지이고, 재생에너지는 태양, 물, 지열, 바람 등과 같이 자연에 존재하는 에너지이다. 신재생 에너지는 자연적인 제약이 크고 화석 에너지에 비해 경제적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환경 친화적이면서 화석 에너지 고갈 문제와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개발과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2020년까지 총 42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대략적으로 석탄 화력 26기에 해당하는 1300만kW 규모의 신재생 발전소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제에너지 기구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보급현황에서 우리나라가 보급비율이 1%로 OECD 34개국 중 꼴찌인 것을 보면, 정부의 계획은 늦은 감은 있으나 긍정적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사천은 어떠한가? 환경부가 전국 560개 사업장의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조사했더니 전국 배출량의 8.8%(3만5343톤)에 달하는 대기오염물질이 남동발전 삼천포본부에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도 모자라 고성그린파워(주)에선 200만kW 석탄화력발전소를 또 짓는단다. 전 세계가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고민할 때 우리 사천지역은 아직도 화석연료에 매달려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사천시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유치를 검토하는 것 같지도 않다.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정부투자 42조 원 중 사천에는 과연 얼마가 투자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로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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