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권 농암유인균발효연구소 소장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발효(醱酵, fermentation)라는 단어도 익숙해 졌다. 우리나라는 5000년의 발효 역사를 자랑하고 있고 발효식품의 다양성은 세계에서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

2013년 발효와 관련된 전통식품의 시장규모는 약 7조5000억 원. 매년 10%이상 성장하고 있다. 즉 기업이 발효에 깊숙이 개입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가정에서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고 편리성과 서구화된 입맛에 밀려 각 가정에서 전통 발효식품을 만드는데 손을 놓고 있다. 편리한 가공식품을 선호하고 공장에서 생산된 식품으로 우리의 식단은 채워져 있다.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대장암 1위다.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와 관련해 연구한 전문가들 중에는 잘못된 섭생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이가 대부분이다. 이제라도 우리들의 식단은 우리가 새 단장을 해야 한다.

발효식품은 오랫동안 우리선조들의 생활 속에서 우러나는 삶에 지혜와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 만들어진 건강 처방서이다. 다만 계량화가 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접근하다 보니 우리의 발효식품을 멀리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국민에게 객관과 표준이 되는 발효 기준을 만들어 쉽고 편리하게 접근하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이 아니겠는가?

발효된 식품을 먹음으로써 암을 극복하고 건강한 삶을 되찾은 사례가 언론으로 보도 되면서 국민은 발효 식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 등 발효제품 하나 정도는 가정에 상비하고 있을 만큼 익숙해진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발효는 숨겨진 보석”이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먹거리에 관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change)속에 우리는 어떤 사명을 가지고 국민에게 다가 가야 할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천시는 2008년부터 발효에 대한 인프라를 꾸준히 구축해 왔다. 이 같은 일은 다른 지자체에선 보기 드물었다. 그 성과를 이제 또 다른 기회로 바꿔 보자. 사천시를 전국에 으뜸가는 ‘발효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2016년 4월 12일부터 한 달간 용현농협이 주관해 종균(유인균:한국의과학연구원) 발효 강좌가 문을 연다.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쉽고 편리한 발효’가 교육 핵심이다. 생활 속에서 내가 직접 실천할 수 있는 교육 기회가 무한정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발효 강좌를 계기로 사천시가 발효 도시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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