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석 경남서부보훈지청 보훈과

대다수의 사람들이 듣는다면 생소해 할 ‘서해수호의 날’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 ‘서해수호의 날’은 올해 처음 지정되는 법정 기념일로 천안함 피격,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웅들을 추모하고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결집하기 위해 지정되었으며 서해수호 관련 북한의 도발 사건 중 우리군의 희생이 가장 많았던 천안함 피격일을 기준으로 3월 넷째 금요일로 지정하게 됐다.

2002년 6월 29일 서해 북방한계선 근처에서 북한의 포격으로 한국 해군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을 당했다.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근해를 경비하던 대한민국 해군 초계함 천안함은 북한의 기습 공격으로 침몰, 당시 군복무 중이던 장병 104명 중 40명이 사망하고 6명은 실종되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연평도 일대에 포격을 감행, 대한민국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가옥이 파괴되는 피해를 입혔다.

이는 지금까지 북한이 서해에서 우리에게 자행했던 만행들이다. 그러나 단지 만행으로 표현되기에는 그 결과가 너무나도 참혹하다. 수많은 군인들의 희생을 낳았고 유가족들에게는 절대 치유할 수 없는 아픔을 남겼다.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고 유가족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수 있는 길은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추모하는 마음에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서해’ 하면 2015년 6월에 개봉한 나에게 아직도 가슴 속에 깊은 여운으로 남아 있는 영화 <연평해전>이 생각난다.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온 국민이 월드컵의 열기로 뜨거웠던 여름, 북한의 갑작스런 도발로 우리군의 많은 희생이 있었던 실화를 다룬 영화로 그 날 북한의 도발로 희생되었던 호국영웅들은 우리 가족 중 한 명, 우리의 아들, 남편, 친구였을 수 있다는 생각에 영화가 끝난 후에도 한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눈물을 훔쳐야 했다. 영화를 보고난 후에는 잠시 잊고 있었던 호국영웅들, 국민들이 모두 월드컵 축제를 즐기고 있을 때 국가를 위해 희생을 한 그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편안하고 자유롭게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됐다.

3월에 바라보는 바다의 느낌, 특히 서해 바다에 대한 느낌은 봄 기운의 따스함과 동시에 아직도 얼음장 같은 바다에서 국가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분들이 잠들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숙연해지고 코끝이 찡해지는 것만 같다.

경색되고 있는 남북한의 관계 속에서 북한이 언제 또다시 우리를 향해 어떠한 도발을 감행해올지 모르는 불안한 정국이지만 다시는 무고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해수호의 날 제정을 통해 우리 국민 모두가 국가 안보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대한민국 서해를 수호하기 위해 싸웠던 이들의 희생을 절대 잊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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