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한화가 대한생명 인수할 때 방식 유사”

올해 들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주주들이 잇달아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

지난 6일 한화테크윈이 보유하고 있던 KAI 지분 4%(390만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한데 이어 두산이 11일 개장 전 자율공시를 통해 “100% 자회사인 디아이피홀딩스가 보유 중인 KAI 지분 4.99%(487만3754주) 전량을 3046억원에 매각 완료했다”고 밝혔다.

두 그룹의 지분 매각 영향으로 KAI의 주가는 6만원 대로 큰 폭 하락했다. 한화테크윈의 지분율은 당초 10%에서 6%로 줄었고 두산은 지분이 사라졌다. 산업은행이 26.7%로 여전히 최대주주인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10%, 국민연금 7.6%, 한화테크윈 6% 순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두 그룹의 지분 매각으로 산업은행이 추진하던 KAI 민영화가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오는 2018년까지 KAI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화그룹이 “지분 매각은 한화테크윈이 글로벌 항공 방산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KAI 인수여부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번 지분 매각으로 한화가 KAI 인수를 포기한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인수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대한항공이나 현대중공업도 재무구조가 좋지 않고 경기침체 우려로 기업들이 올해 긴축경영을 예고한 상태에서 마땅한 인수자가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반면 KAI 민영화에 반대하고 있는 KAI 노동조합은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화테크윈이 이번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KAI 인수를 포기했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특히 이번 지분 매각 방식은 예전에 한화가 대한생명을 인수할 때의 방식과 유사하다”며 “한화가 인수 의지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도 “한화가 항공기엔진 분야의 역량을 강화한 다음에 KAI 경영권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며 “우선 순위의 문제”라는 분석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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