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14년 4월부터 지금까지 1년 반에 걸쳐 삭도 부분의 실시설계를 수행했다. 초양-대방간800m의 해협을 지주 없이 건너고, 초속 22~25m의 태풍급 바람에도 운행할 수 있는 자동순환 2선식 케이블카가 설계됐고, 이는 오스트리아 삭도기술사의 선로계산으로 뒷받침됐다.

설계 중 노선이 바뀌었다. 사찰과의 협의문제 때문이었지만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설계변경으로 설계비가 늘고 시간도 반년이상 더 걸렸지만, 이것은 전화위복이었다. 새로운 노선은 명품케이블카가 될 수 있는 요건을  제공한다.

이용객이 대방정류장 각역(Angle Station)에 서면, 바다를 건너 한려수도국립공원 속의 초양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각산으로 올라가서 사천 앞바다의 정경을 멀리서 먼저 관망할 수도 있다.
10인승 곤돌라를 타고 봉수대 아래 8부능선에 위치한 상부정류장에 내리면 한려수도 국립공원이 손에 잡힐 듯 빼어난 파노라마를 펼쳐질 것이다. 그 뒤에는 사량 창선 남해가 먼바다를 병풍치고 있다. 이러한 조망은 각산의 높은 가치다.

대방에서 바로 800m 바다를 건너 초양으로 근접해보자. 투명한 캐빈 바닥에 해면의 물결과 아울러 때마침 뛰어오른 망둥어가 보일지? 아니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연안 대교들의 해상통과높이 30m를 유지하면서 바다를 뛰어 넘은 이용객은 한려수도국립공원의 토양을 밟아 볼 수 있다.

지난 22일 케이블카 기공식에서 송도근 사천시장은 기념사를 통해 이웃 도시의 케이블카들을 뛰어넘는 명품 케이블카를 약속했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그 노선의 구성과 배치에서 명품성을 품고 있다. 바다케이블카가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안전성, 안락성, 신뢰성도 갖추어야 한다. 한려수도 국립공원이라 고도의 환경성도 아울러 요구된다.

삭도 형식의 선택으로 의견이 분분했지만 여수와는 달리 끝내 2선식이 채택됐다. 이는 안전성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여줄 것이다. 800미터 해상구간을 지주 없이 건너기 때문에 유지보수 요건이 향상되고 환경적으로도 필요한 조건이다. 그리고 초속 22~25m의 강풍에도 운행 가능한 2선식은 사천의 기후조건에 절대 필요한 형식이다.

그러나 명품의 실질적 성취도는 앞으로 다가올 기술의 선택에 달려 있다. 국립공원지역에 적합한 신기술의 확보가 어느 정도 이루어질 것인가. 윤활유 없이 무소음으로 달리는 저속의 직결구등의 신기술이 과연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 지난 10년간 2선식 케이블카의 공급실적을 보여주는 삭도제작사는 세계적으로 1~2곳에 불과하다. 홍콩 바다를 건너고 각역(angle station)을 통하여 그곳 미륵산을 오르는 공핑 케이블카(2006)와 알프스의 카닌 케이블카(2007)등을 설치한 이태리 라이트너사, 그리고 통영 케이블카(2007)를 자회사 이름으로 설치한 오스트리아 도펠마이어사 등이 자동순환 2선식 케이블카 원천기술의 제공자로 알려져 있다. 사천시의 선택의 폭은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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