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사천 노산공원서 제12회 박재삼문학제 열려

(왼쪽부터)제6회 박재삼청소년문학상 결선대회 대상 수상자 문정안, 가작 수상자 노은미, 홍의준.
경남 사천에서 열린 제6회 박재삼청소년문학상 결선대회에서 경기도 과천여자고등학교 문정안 양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재삼기념사업회(회장: 정삼조)는 제12회 박재삼문학제 행사의 일환으로 12일 삼천포 노산공원 박재삼문학관에서 열린 청소년문학상 결선대회에서 문정안양의 시를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문양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상금 백만원을 받았다.

경남 사천 출신의 고 박재삼 시인.

서울 미림여고 3학년 노은미 양과 경기도 양평고 홍의준 군은 가작에 당선돼 박재삼기념사업회장상을 수상했다. 이번 결선대회에는 전국의 청소년 28명이 참가했다.

같이 열린 박재삼 시 백일장에서는 ▲초등1부: 사천 문선초교 김나림 ▲초등2부: 사천 노산초교 동성은 ▲중등부: 사천 남양중 조아영 ▲고등부: 경기도 과천 진시온 학생이 각각 장원에 당선됐으며 일반부의 경우 장원은 나오지 않았다. 또 각 부문별로 모두 78명이 입상했다.

심사위원 송수권 시인은 심사평에서 “요즘 학생들은 시를 잘 쓴다”고 말한 뒤, “이번 대회에서는 두 가지 경향이 있다”며 “달을 주제로 했는데, 하나는 재미있게 상상력의 깊이를 표현한 것과 혼탁한 시대에 달이 어떻게 작용하지 등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며 “시대상에 맞게 후자 쪽을 선택해 장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해마다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 흐뭇하게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12일 오후 6시30분 경남 사천 박재삼문학관에서 열린 제12회 박재삼문학제.
이날 오전 박재삼 청소년문학상 결선대회와 시 백일장이 끝난 뒤, 오후 6시30분 박재삼문학관에서는 사천 문화사랑 ‘새터’의 사물놀이를 시작으로 제12회 박재삼문학제 본행사인 ‘박재삼 문학의 밤’이 진행됐다.

고 박재삼 시인의 부인 김정립 여사.
박재삼 문학의 밤 행사에는 정삼조 박재삼기념사업회 회장과 김수영 시장, 경남. 전남지역 시인, 사천지역 문학인, 이정희 시의원,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서울에 살고 있는 고 박재삼 시인의 부인인 김정립 여사도 함께해 뜻 깊은 자리가 됐다.

정삼조 회장은 “오늘 행사를 조촐하게 마련했다”면서 “부디 좋은 씨앗을 풀어 가시고 좋은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간락하게 인사말을 했다.

김수영 시장은 “뜻 깊게 생각하고 있고 축하드린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박재삼 시인의 시가 널리 알려지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천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향숙 시인과 손미영 시인이 고 박재삼 시인의 시 중 ‘부활을 느끼며’, ‘저녁 종소리’를 낭송했다.

축하 무대에서는 사천지역에서 판소리의 맥을 잇고 있는 소리꾼 이윤옥 선생과 고수 이용희 선생이 춘향가의 한 대목을 들려줬으며 무용가 문정아 선생의 살풀이 공연도 마련됐다.

고 박재삼 시인의 시를 낭송하고 있는 윤향숙 시인과 손미영 시인.

박재삼 문학의 밤 행사는 <현대시학> 주간인 정진규 시인의 박재삼 문학을 조명하는 강연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1997년 6월8일 작고한 고 박재삼 시인은 1993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경남 사천(옛 삼천포)에서 자랐으며 고려대 국문학과를 입학했으나 중퇴했다.‘현대문학’에 시<섭리> 등이 추천돼 등단했던 고 박재삼 시인은 가난과 설움에서 우러나온 정서를 아름답게 다듬어 언어 속에 담고, 전통적 가락에 향토적 서정과 서민생활의 고단함을 실었다는 평가를 받는 등 우리나라 시 문학에 큰 족적을 남겼다.

축하무대에 오른 문화사랑 새터, 소리꾼 이윤옥 선생과 고수 이용희 선생, 무용가 문정아 선생.
박재삼 문학제에 참석한 시민들.
경남.전남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들도 참석했다.

-청소년문학상 대상

                   다리

                                         -문정안(과천여자고등학교 3학년)


이제 아무도 살지 않는 마을
이쪽과 저쪽을 이어주던 다리 하나
시멘트조각은 군데군데 떨어져나가
금세 무너져 내릴 듯 덩그렇다.

오랜 세월 오가는 사람 하나 없이
비바람은 콘크리트 바닥을 후벼파고
조금씩 금이가고 떨어져 나가
녹슨 철근만 삐죽이 뼈를 드러내고 있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고
장날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오갔던 자리
하늘 찌를 듯 솟구치는 사료값과
끝내 바닥을 친 소값, 돼지값 때문에
하나 둘 도시로 떠나가 버리고
그때부터 다리는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이젠 숭숭 구멍이 뚫린 다리 상판
무게중심을 받치고 선 시멘트기둥도
삐죽이 뼈만 드러낸 채 녹물을 토해낸다.
하루살이 모기떼만 알을 까는 천변
조금씩 썩어가는 아랫도리를 물에 담그고

이쪽과 저쪽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만지면 부서질 듯한 콘크리트 조각사이
어디서 날아와 뿌리를 내렸는지

애기똥풀꽃 하나 쏘옥 고개를 내밀고 있다.

* 첨부파일: 청소년문학상 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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