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결정에 유치원 "아쉽지만 반가운 일" 곧 공식 입장 표명

유치원 앞 주유소 논란이 사천시의 공원조성 결정으로 마무리 될 조짐이다.
유치원 앞에 주유소가 들어서려 하자 해당 유치원이 크게 반발하며 일었던 논란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사천시가 이 주유소 터를 사들여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사천시 사남면 소재 사천유치원 앞에 진행되던 주유소 설립공사. 이 공사는 지난 3월초에 시작했으나 공사장과 20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사천유치원 학부모들의 반발에 막혀 얼마 못가 중단됐다.

유치원 측은 영유아보육법과 주택건설기준등에관한규정을 들며 “어린이집과 같이 유치원도 위험물저장시설인 주유소와 일정거리를 띄우도록 해야 한다”고 관계기관에 호소했다.

이에 사천시는 “행정 절차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서 주유소 민원인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사천소방서에서는 사전 허가 없이 주유소 건립공사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주유소업자를 검찰에 고발 조치하면서 동시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주유소와 유치원 거리가 20미터도 떨어지지 않아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셌다.
이후 시민사회단체와 다른 영유아시설 대표 그리고 학교운영위원 등이 사천유치원 학부모들과 결합해 위험시설물인 주유소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로부터 보호해야함을 담는 ‘주유소 고시’를 제정할 것을 사천시에 요구했다.

이들의 요구에 답변을 미루던 사천시는 지난 5월22일 사천시의회에 출석한 김수영 시장이 법률자문과 해당 정부부처 협의를 거친 뒤 고시 제정을 검토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그러나 최근 사천시는 ‘주유소 고시 제정’ 대신 주유소 터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머지않아 시도1호선 확장계획도 추진될 가능성이 있어 어차피 해당 부지를 매입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11일 사천시에 확인한 결과 녹지공원과에서 소규모 공원조성을 위해 이미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또 도로과에서는 ‘주유소 논란’이 일기 직전에 추진하려다 중단했던 ‘어린이보호구역 시설’ 공사도 곧 추진할 계획이다.

흙더미 부분이 주유소 예정 부지. 앞으로 이곳이 공원으로 바뀐다.

결국 지난 3월에 불거진 ‘유치원 앞 주유소’ 논란은 3개월에 걸친 우여곡절 끝에 사천시가 주유소 예정 터를 매입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하지만 시의 방침이 정해졌다고는 해도 공원조성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주유소를 세우려던 민원인으로부터 토지매입 과정이 남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조만간 가감정가를 매긴 뒤 민원인과 만날 계획임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원인 원아무개씨는 “시가 방침을 정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가격이 맞아야 하지 않겠냐”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또 이미 진행된 공사부분도 감정가에 포함돼야 함을 숨지기 않아, 이를 둘러싼 공방도 예상된다.

사천시가 주유소 터를 매입해 공원을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치원 관계자와 학부모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고시제정을 통해 주유소와 유치원 사이의 근본적인 관계 정립까지 이르지 못한 데 대해서는 아쉬워했다.

학부모대책위를 이끈 우순희 대표는 “시로부터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듣지 못했지만 다행스런 조치다. 앞으로 시의 입장을 확인한 뒤 공동대책위를 열어 입장을 정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천시가 주유소 터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정함으로써 당초 영유아들이 생활하는 유치원 가까이에 위험시설물인 주유소가 들어서는 것이 옳냐는 문제제기는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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