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액은 1900억원.. “투자자 이익 고려해 낮게 산정한 듯”

두산인프라코어가 갖고 있는 KAI 지분이 두산이 투자한 펀드회사에 매각될 예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소유한 한국항공우주산업(주)(=KAI) 지분이 두 특수목적회사에 1900억원에 팔린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대한항공의 KAI 인수 가능성은 훨씬 낮아질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3일 3개 계열사(두산DST·SRS코리아·삼화왕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매각하는 등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매각대금은 모두 7808억원. 이 가운데 KAI 지분(20.54%)이 1900억원을 차지한다.

지분을 인수하는 곳은 (주)두산이 세운 ‘DIP홀딩스’라는 특수목적회사와 ‘미래에셋PEF’ ‘IMM 프라이빗 에쿼티’가 공동으로 만는 ‘오딘 홀딩스’라는 특수목적회사. 이들은 각각 51%와 49%의 지분을 나눠 갖는다.

결국 경영권은 두산이 갖는 셈이어서 지분매각설이 일고 있는 KAI로서는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오히려 대한항공의 KAI 인수가 더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혼자 결정할 수 있던 것이 둘의 합의가 있어야 매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4월 30일 기업설명회를 갖고 있는 KAI 김홍경 사장.(사진제공: KAI)
따라서 KAI 관계자들도 이번 두산 지분 매각 발표에 큰 무게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KAI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두산이 지분을 넘긴 게 아니므로 달라진 게 없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두산은 이번 구조조정 발표에서 KAI 지분(20.54%)을 1900억원으로 산정했다. 이번 매각 결정을 앞두고 지난 5월20일께 사천본사를 직접 실사하기도 한 두산이 생각보다 값을 낮게 매겼다는 평가도 들린다.

이를 두고 또 다른 KAI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 같고, 두 투자자 그룹에 이익을 남겨주기 위한 배려로 생각 된다”라며 그 배경을 추측했다. 두 인수자에게 큰 투자이익을 주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두 특수목적회사는 5년 안에 인수한 기업을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해 투자금액을 회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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