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요구'에서 '주민소환'…상황 반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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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요구'에서 '주민소환'…상황 반전되나
  • 하병주 기자
  • 승인 2015.06.2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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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무상급식 중단과 주민소환

▲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바라는 사천학부모들이 SNS를 통해‘의무급식 원래대로 챌린지’이벤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시작한 경남도 무상급식 논쟁이 해가 바뀌어도 계속되고 있다. 처음엔 무상급식 예산집행에 대한 감사 여부가 쟁점이었지만 이내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로 옮겨 갔다. 복지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부딪히는 셈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정치적 이해관계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을 테다. 어찌되었든 2015년도의 중반에 접어든 지금 경남도내 학교급식은 2014년도에 비해 극히 제한적인 범위에서 ‘무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반면 경남도가 도입한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에 따라 여민동락카드가 보급되는 새로운 상황도 맞고 있다. 학생 1명당 최대 60만 원을 지원하는 만큼 혜택을 누리는 입장에선 마다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무상급식 논쟁을 바라보는 시각도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도 순탄하지만은 않다. 학부모와 시민들의 저항으로 경남의 시군 기초단체 상당수가 관련 조례를 만들지 못했고, 이로 인해 시군 예산 투입도 어려워졌다. 사천시도 여민동락카드와 같은 서민자녀바우처예산만 집행하고 있을 뿐이다. 사천시의회의 예산삭감에 따른 영향이다.

#도의회 중재의 예정된 결말
이런 가운데 무상급식을 둘러싼 대타협을 기대했던 경남도의회 중재회의는 별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끝났다. “4차 중재시도까지 했지만 경남도와 경남도교육청의 입장 차가 너무 컸다”는 게 경남도의회의 설명이었다.

이 결과는 어쩌면 예상한 대로다. 보편급식과 선별급식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이냐는 대중의 여론에 따라 정치적 상황에 따라 타협점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도는 도교육청을 향해 급식 관련 감사 요구를 계속했고, 이에 도교육청은 도의회 감사는 받겠으나 도의 감사는 못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경우에 따라 마치 어느 기관이 상위에 있고 아래에 있는 것처럼 될 수 있어, 도교육청으로선 받기 힘든 요구조건인 셈이다. 따라서 도의 이 요구는 다분히 정치적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양측이 제시한 마지막 중재안에서도 드러난다. 도교육청은 겉으로 선별적 복지를 수용하는 자세를 취했다. 도의회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체 예산을 늘리고 예산집행권을 가짐으로써 사실상 2014년 수준의 무상급식을 시행할 계획이었다.

반면 도는 감사 요구를 계속했다. 이를 두고 선별이든 무상이든 급식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것이냐는 의구심을 샀다. 이후 경남도가 보인 모습도 구설수에 올랐다. 지금껏 학교 급식에 감사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더니 이제와 감사 관련 대목을 덧붙이는 쪽으로 관련 조례를 고치려 함으로써 자기모순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내 손으로 끌어내리겠다”
이렇듯 홍준표 지사가 학교 급식에 있어 ‘선별급식’과 ‘감사요구’라는 두 가지 원칙을 고수하자 무상급식 원상회복 운동을 벌이는 학부모와 단체들이 주민소환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천에서는 수개월 전부터 관련 학부모들이 “주민소환 하겠다”며 벼르던 터다.

주민소환이란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 의원이 위법‧부당한 행위, 직권 남용 등을 했을 때 주민이 투표를 통해 해당 직을 박탈하는 행위를 말한다. 주민소환 대상자가 취임 후 1년이 지났을 때부터 가능하고, 도지사의 경우 주민소환투표 청구권자 10% 이상의 서명으로 가능하다.

주민소환투표대상자는 관할 선거관리위원회가 주민소환투표안을 공고한 때부터 주민소환투표 결과를 공표할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주민소환투표권자 총 수의 3분의 1이상의 투표(투표율 33.3%이상)와 유효투표 총 수 과반수의 찬성으로 주민소환은 확정된다. 만약 주민소환투표자의 수가 주민소환투표권자 총 수의 3분의 1에 모자랄 땐 개표하지 않는다. 이 경우 주민소환은 실패로 돌아가지만 주민소환대상자는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89만 명 넘게 투표장에 갈까?
그러나 주민소환이 쉽지만은 않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제주, 하남, 과천, 삼척 등에서 주민소환이 추진됐으나 성공사례는 극히 드물어, 하남에서 기초의원 2명에 대해서만 성공했다. 주민소환 원인은 화장장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었다. 홍 지사가 주민소환 될 경우 자치단체장으로서는 첫 사례가 된다.

이렇듯 주민소환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는 투표율 33.3%에 이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로 홍 지사를 지지하는 투표권자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바라면서 홍 지사를 심판하겠다는 투표권자가 전체의 3분의 1을 넘어야 하는 것이다. 전체 투표권자를 대략 267만4200명(현재 기준)으로 잡을 경우 최소한 89만1311명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비교해보자. 당시 전체 투표권자는 265만8347명이었고, 투표율은 59.8%로 158만967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 선거(도지사선거)에서 홍 지사는 91만3162표를 얻어 당선했고, 김경수 후보가 55만9367표, 강병기 후보가 7만9015표를 얻었다. 교육감선거에서는 박종훈 후보가 60만4581표를 얻어 당선했고, 권정호 후보가 46만7665표, 고영진 후보가 46만1702표를 얻었다. 주민소환에 필요한 89만1311표가 어느 규모인지 가늠할 수 있음이다.

주민소환투표에 앞서 소환투표청구권을 갖는 과정도 만만찮다. 주민소환 대표자 증명서를 발급받은 이후 120일 안에 전체 투표권자의 10%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체 투표권자를 위 경우로 가정하면 최소 26만7420명의 서명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 변수도 있다. 오는 10월에는 재‧보궐선거, 내년 4월에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예정돼 있는데, 이런 선거가 있을 경우 선거일 두 달 전부터는 주민소환을 위한 일체의 행위를 할 수가 없다. 주민소환을 추진하는 입장에선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분노를 정치 참여로”
그럼에도 주민소환을 추진하겠다는 사람들의 의지는 분명하다. 유상급식을반대하는사천학부모모임 밴드에는 경남도의회의 무상급식 중재 결렬 소식 이후 주민소환 목소리가 한층 강해지고 있다. 24일부터 관련 설명회를 겸한 토론회도 잇달아 잡고 있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경남운동본부도 “뜻을 같이하는 모든 단체와 정당, 개인을 규합해 가능한 빨리 주민소환운동본부를 발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 한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분노를 정치 참여로 어떻게 연결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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