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 후 집 근처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에 들러 조문을 했습니다.
빈소를 지키는 사람들 대부분이 평소 안면이 있는 분들이었고 대충 전모를 들어 보니 이 곳 역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천막을 치고 상을 준비하고 노대통령 관련 영상물을 준비해서 밤새도록 상영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그분의 재임 시절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원망도 많이 하고 나아가 투쟁의 대상으로까지 생각한 적도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한미 FTA나, 평택 미군기지 이전 같은 경우 극렬하게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후회하는 건 아닙니다. 정부 정책을 반대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고 또 정치는 그런 반대 의견을 잘 들어서 최종적으로 정책으로 반영하는 것이 정상적인 민주주의 경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격렬한 반대 없이 협상에 나가는 것은 오히려 입지를 줄일 여지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래전 우르과이 라운드 때 프랑스는 자국의 포도 농가가 반대 시위를 하자 겉으로는 진압하는 척하면서 오히려 시위에 불을 지펴 협상에서 유리하도록 이용한 경우도 있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전 국민적으로 추모의 열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구 선생 서거 조문객 수에 맞먹는 정도라고도 합니다. 이런 때 줏대 없고 약삭빠른 언론은 카멜레온처럼 변신해서 이제 인간 노무현에 초점을 맞추어 덩달아 춤을 추고 있습니다. 노무현을 죽이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언론이 이제 먼저 나서서 추모 기사를 토해내고 또 국민들은 이를 여과 없이 받아 들이는 현실을 볼 때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노사모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화합하고 그래서 누가 조문을 오던 막지 말라고 성난 지지자들을 달래고 있습니다. 과연 그게 맞는 건지는 개개인별로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전 개인적으로 분명 반대입니다.

왜냐면 과오를 저지른 자들의 반성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조문은 대부분 진정성이 없어 보입니다. 아니 어쩌면 속으로 “촛불 겨우 잠재웠더니 별게 다 터져서 골치 아프게 만드네”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반성 없는 화합은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우리 사회의 그들, 소위 기득권 세력들의 역사와 흐름을 보았을 때 충분하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 모순의 출발점은 친일파를 척결하지 못한데서 출발한다고 지난 글에서 주장했습니다. 매국행위를 더 많이 할수록 결국엔 더 많은 잇권을 챙긴다는 썩은 사회의 진리 아닌 진리를 그들은 지금도 버리지 않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들은 이제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냄비 기질의 우매한 민중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 먹을 때 숨고르기를 끝내고 또 다시 자기들끼리 결속해서 그네들만의 잔치를 벌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진정성 없는 조문은 당연히 반대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승부수는 아직 그 결말을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으로 보면 그분의 진정성이 우리 사회에 폭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후의 상황에 따라 승패는 역사가 결정해 줄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가슴 아파하면서 조중동 신문을 보고계시는지요?
서민 노무현의 진솔한 모습을 기억하면서 직장 상관의 억지 권위에 굽신거리는지요?
기득권의 횡포에 죽음으로 항거한 노무현을 생각하면서 부자정당에 표를 찍을건가요?

언제까지나 기억합시다. 그래서 모든 것을 내던진 노무현의 마지막 승부수가 역사 속에서 승리할수 있도록 합시다.

 고 노무현 대통령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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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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