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일 처음에는 4억2천만 원이었다가, 2시간 후에는 8억2천만 원으로 껑충 뛴 금액을 지급한다고 해수부가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 학생 희생자에 대한 배상 지급액이란다. 4억이 더해져 곱빼기로 널뛰기를 한 내용을 뜯어보면 기가 막힌다. 여행자 보험금 1억에 국민 성금 3억이 더해진 것이다. 보험금은 학생들이 보험에 든 것이고 국민 성금은 국민들이 스스로 모금한 것이라 정부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 마치 정부가 배상금으로 내는 것 마냥 부풀려 공치사하는 꼴은 참으로 가관이다. 이 배상액 결정과정도 터무니없다. 총리실 소속인 ‘4.16 세월호참사 배상 및 보상 심의위원회’ 1차 회의에서 결정하고 바로 다음날 발표한 것이다. 참으로 신속하다. 과문한 탓인지 정부기관에서 이렇게 쾌도난마 같은 빠른 솜씨를 보인 것은 본 적이 없다.

3월 27일 정부에서 입법 예고한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에 대한 강한 반대 여론에 물 타기 차원에서 이런 ‘배상’문제가 갑작스럽게 나온 것이라 여겨진다. 배상이란 국가의 고의나 과실에 의한 잘못에 대해 하는 것인데, 진상 규명은커녕 시행령도 입법되지 않아서 조사에는 한 발짝도 떼지 않은 상황에 이런 배상조처는 순서가 틀려도 한참 틀린 것이다. 입법 예고된 시행령은 또 어떤가? 파견공무원들이 참사 원인을 규명 하고 구조, 구난 작업의 문제점 등을 조사하고, 그 조사된 내용을 분석, 조사하는 것이 특별조사위원회의 업무라고 한정해 버린 것이다. 조사대상자 스스로가 조사를 하는 셈이다. 이러니 이를 두고 ‘조사 방해 시행령’이라 하고 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라고도 하는 것이다.

환지통이란 팔다리를 절단한 환자가 이미 없는 수족에 아픔과 저림을 느끼는 현상이다. 환자들은 사라져버린 부위가 가렵거나 아프면 그 고통을 감내하기 어렵다. 그야말로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슬하의 멀쩡한 자식들을 잃은 부모의 아픔은 환지통의 고통보다 수십 배 더 하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4월 16일이었던 유족들은 금년 4월 16일로 일 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365일 하루하루를 악몽으로 보낸 유족들이 앞으로 감내해야 할 고통의 끝은 어디일까? 

지금도 유족들은 호소한다, “유족답게 살고 싶다!”
실종자 가족들의 절규는 더 처절하다, “유족이 되고 싶다!”
한 정치인이 죽음을 택하면서 남긴 유언 성격의 인터뷰와 쪽지 한 장에 온 정치판이 불난 호떡집 마냥 호들갑이다.

죄를 지을 기회조차 없었던 순결한 숱한 영혼들의 죽음 앞에서 그들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였던가 하는 생각이 문득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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