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교육후원자 말고 교육주체 됩시다!”

사천에 학부모들의 모임이 생겼다. 지난 25일 오후 2시 사남초등학교 시청각실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44명의 회원으로 출발한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는 사천에서 초··고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녀의 교육에 관해 고민하고 혜안을 찾는 학부모들이 함께 고민해 보자는 것이 이 단체 설립의 취지다. 설 연휴 전날이었던 17, 이 모임을 이끌어갈 류두길 회장과 박남희 사무국장과 만나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가 품은 희망과 활동 계획을 들어봤다.

 
학부모는 교육의 한 축, “자기 목소리 내야
 
학생, 교사, 학부모를 두고 교육공동체라는 표현을 쓴다. 혹자는 교육의 삼위일체라 하기도 한다. 교육을 이뤄 가는데 있어 학부모의 역할은 그만큼 필수적이고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아이의 성적에 쏟는 관심만큼 교육 정책이나 교육 현장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 류두길 회장.
일상이 분주한 탓도 있겠지만 분명 무관심도 큰 요인이다. 학부모들이 무상급식 중단과 같은 이슈를 두고도 어디에 호소해야 할지 몰랐던 것은 지역 내 학부모들을 위한 모임이나 단체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설립은참교육학부모회 사천지회가 문을 닫은 이후 4년 만에 지역 내 생겨난 학부모를 위한 모임의 탄생이다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박남희 사무국장은 이번 모임을 통해 학부모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교육의 주체가 되길 바랐다.

그 동안 학교운영위원회라는 학부모 참여 공간이 열려있었어요. 그러나 대부분 학교운영위원회가 이미 정해진 기본 틀 안에서 학교 측에서 제시한 것들에 대해 찬·반 의견을 내거나 심의하는 역할에 불과한 것이 현재의 모습이지요. 학부모가 교육의 실질적인 주체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박 사무국장은 일종의 절차에 불과해진 학교운영위원회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학부모 스스로가 변화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 역시 3월에는 제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학교운영위원으로 참여하려고 해요. 다른 회원들도 할 수 있다면 각자 자녀의 학교운영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교육현장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류두길 회장은 첫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4년 째 학교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부모들에게 심의권만 있고 의결권이 없는 기구입니다. 학부모들이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지요. 이를테면 교과서를 선정하는 경우에도, 교과서를 다 가져다주면서 검토해 보라고 하는데 학부모들이 앉은 자리에서 한 번 읽고 판단 할 수 없지요. 가령, 학교운영위원이 아니더라도 학부모들 중에서 과목별로 전문성 있는 분들을 선정해 교과서를 두고 교사들과 함께 토의도 하고 의견을 주고받도록 하면 더 좋을 것이란 얘기지요.”
 
학부모도 공부해야...교육 강좌 많이 개설 할 것
▲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 박남희 사무국장.
 
류 회장과 박 사무국장을 비롯한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운영진이 그려가고 있는 밑그림은 사실 학부모들의 활동 자체가 아니라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모여 스스로 배우고 교육 주체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사천여성회에서 회장을 맡아 수많은 엄마들을 만났던 박 사무국장이 이어갔다.

학부모를 위한 교육을 학부모들이 스스로 찾아서 하는 것이죠. 학교운영위원회 방향을 좀 더 효율성 있게 바꾸려 해도 일단 어떤 기구인지를 잘 알아야 할 테지요. 현재 교육 정책이나 학교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깊어야 하고요. 그래서 3월에는 교육과정설명회부터 열 예정입니다. 인권, 생태 관련 등 각종 교육 강좌를 비롯해 지역 교육 의제들을 발굴하는 일도 해나갈 거고요. 교육단체로써 전문성을 확보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내 아이가 다른 아이와 함께 커 갈 때 인성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부모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학교가 성공하려면 부모들의 그런 인식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여겨요. 혁신학교가 교육의 변화를 이끄는 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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