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in Biergarten in Munchen 1883~4
황량해 보이는 언덕에 염소 두 마리 그림과는 너무나 다른 이 그림은 독일의 맥주축제 풍경이다.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는 매년 가을(2014년에는 09.20~10.05) 독일 남부의 유서 깊은 도시 뮌헨에서 열리는 그들의 민속 축제이자 맥주 축제이다.

뮌헨은 독일 남부의 중심도시이자 바이에른 공국의 수도였기 때문에 지금도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독일이라는 말보다는 바이에른이라는 말에 더 반응한다.

우리가 잘 아는 유명한 자동차 BMW(Bayerische Motoren Werke)도 사실은 바이에른 자동차 공장이라는 이름의 약어로서 이곳 사람들이 얼마나 바이에른이라는 이름과 역사에 집착하는지를 보여준다.

막스 리베르만(Max Liebermann)은 베를린 출생이다. 유대인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난 리베르만은 브란덴부르크 문 주위에서 살았다. 많은 화가들이 그러했듯이 그도 처음에는 베를린 대학에서 법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미술에 관심을 버리지 못하고 1869년 그의 나이 22세 때 바이마르미술 학교에 입학하여 회화와 드로잉을 공부하게 된다. 그 뒤 그는 파리와 네덜란드 등을 여행하며 당시 유행 하던 파리의 퐁타방파(인상주의)의 그림을 보게 된다. 이 그림은 그의 그림 중 인상파의 영향이 가장 강렬한 그림 중의 하나이다.

아직은 숲이 있던 1880년대의 뮌헨, 맥주를 파는 집 야외 정원에는 맥주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다.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 중 일부는 빈터에서 흙 놀이를 하고 어떤 아이는 엄마를 통해 물을 마시고 있다.

아이들의 금발 머리가 숲 사이로 들어온 햇빛에 반사되는 모습을 리베르만은 그림에 절묘하게 옮겨 놓았다. 인상파 회화에서 외광(Plein air)의 표현이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인상주의 미술이 가지고 있는 Narrative 부족을 이 그림에서는 찾을 수 없다.

이것저것 이야기를 충분히 엮어낼 수 있는 장치들이 그림 속에 많이 있다. 하지만 리베르만 역시 세월이 흐를수록 그림에서 점점 이야기를 지워나가게 된다.

맥주를 마시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 갈 이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풍요로운 마음을 따뜻한 색감과 가볍게 반사되는 햇빛으로 리베르만은 묘사하고 있다. 하여 19세기 말, 독일 남부 뮌헨의 맥주축제 중인 어느 가을날 빛나는 오후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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