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ankel Adler가 그린기묘한 표정의 Cleron씨와 고양이(Herr Cleron, der Katzenzüchter) 1925
Jankel Adler는 1895년 폴란드 Łódź Voivodeship 주 Tuszyn에서 열 명의 아들 중 일곱 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유대인이었던 그는 처음 삼촌으로부터 조각을 배웠고 십대 후반이던1914년 현재의 독일 서부의 Wuppertal로 합병된 Barmen으로 이주했다. 이곳에서 그는, 그에게 예술적 영감을 준 스승 중의 한 사람인 Gustav Wiethücher를 만나게 된다.

1918년 다시 고향 Łódź로 돌아가 아방가르드(전위적 예술운동) 모임인 “Jung Jidysz”에 가입한다. 다시 독일로 돌아와 1922년 독일 Düsseldorf에서 예술학교 교사가 되면서 당시 명성을 얻고 있던 Paul Klee를 만나게 되고 Klee의 도움으로 그는 1928년 “German art Düsseldorf”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게 된다.

그림에서 보이는 것은 Styrian Hat을 쓴 신사의 얼굴은 온통 수염뿐이다. 그림 제목에 알 수 있듯이 이름은 Cleron씨로서 히말라얀 종으로 보이는 집고양이와 포즈를 잡고 있다. 폴란드에서 미술공부를 하러 독일에 온 가난한 유대인 아들러에게 경제적 후원자였던 그림의 주인공 Cleron씨 역시 유대인이었다.

아직은 명성을 얻지 못했고 또 당시 예술적 경향이었던 비구상(추상미술)과 구상의 경계에 서 있었던 아들러가 그의 후원자를 위해 그린 이 그림을 기점으로 서서히 비구상으로 전환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몰론 그는 처음부터 조형 미술을 시작으로 미술에 입문하였으므로 입체파 등의 비구상 미술에 낯설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구나 쉽게 키우기 어려운 히말라얀 종 고양이와 옷을 잘 차려 입고 오스트리아 남동부 지역에서 쓰기 시작하여 독일로 퍼져간 Styrian식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 뒤로 고양이 꼬리에 의해 가려져 확실하지 않지만 동양화처럼 보이는 걸개그림이 보인다.

20세기 초 서양의 재력가들은 동양 그림, 특히 중국이나 일본식 그림을 집에 소장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경제력을 과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인상파 화가들 이래로 동양회화에 대한 서양화가들의 관심은 매우 지속적이었다. 이런 사정으로 미루어 이 그림의 주인공 Cleron씨는 미술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 유대인 재력가로서 아들러에게 도움을 준 인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1929년 아들러는 스페인에 가게 되는데 여기서 그는 Miguel Primo de Rivera의 스페인 제 2 공화정 당시 선거에 개입하는 정치적 운동을 하기도 했다. 독일에서 주로 활동한 유대인 아들러에게 히틀러의 집권은 치명적 결과를 가져왔는데 나치는 아들러를 비롯한 일단의 유대 예술가들을(키르히너 등) 타락한 예술가로 지정하고 Entartete Kunst (타락 예술) 전시회를 독일의 뮌헨 등 여러 도시에서 개최하였다.

이 때문에 아들러는 독일을 떠나 파리로 망명하였으며 그 뒤 Poland, Italy, Yugoslavia, Czechoslovakia, Romania 그리고 구소련 등을 여행하게 된다. 1939년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그는 폴란드 군대에 자원입대하였으며 1941까지 복무하게 된다. 전후 영국으로 건너간 아들러는 1943년 런던에 정착하여 여생을 보낸다.

이 그림의 주인공 Cleron씨의 얼굴은 아무래도 매우 기괴하다. 수염이 전체 얼굴을 덮은 탓에 눈동자조차도 검게 표현되어 있다. 옷이나 그가 가진 붉은 지팡이와 모자로 보아 이런 얼굴로 묘사했다는 것이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미술관에서 그림을 관리하지 못하여 생긴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렇게 그려졌는데 그 이유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Cleron씨의 얼굴이 실제로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라는 가정과 함께 아방가르드 예술을 표방한 아들러의 예술적 감흥이 이렇게 묘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양이의 눈을 푸르게 그리고 Cleron씨의 자켓 속의 셔츠를 푸른색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추정해 본다면 Cleron씨의 얼굴이 원래 이런 모습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을 후원해주는 사람의 얼굴을 고의적으로 이렇게 검고 기묘하게 그리는 예술가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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