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세계타악축제서 에볼라 감염 논란 휩싸였던 기니 팀 '문제 없었다'
공연 당일 취소 통보, 시의 행정적 제스처가 해외초청팀엔 '청전벽력'

▲ 올해 사천세계타악축제 해외초청팀 중 하나였던 아프리카 기니 출신 타악팀 '완타나라'.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펼쳐진 사천세계타악축제에서 에볼라바이러스와 관련해 이슈가 됐던 아프리카 기니 ‘완타나라’팀의 공연 취소 사태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완타나라’는 아프리카 기니 출신의 멤버들로 구성됐지만 1년 넘게 일본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팀으로 이번 축제를 위해 한국에 입국 했을 당시에도 기니가 아닌 일본에서 건너왔다. 이들은 축제 첫 날이었던 7월 31일 개막 공연 무대에도 섰고 축제 기간 동안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며 행사에 참가했다.

8월 1일 즈음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전 세계가 떠들썩 해졌고 국내 여론 역시 덕성여대 국제 행사와 사천세계타악축제 등 아프리카 출신 참가자들이 있는 행사에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사천세계타악축제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아프리카 기니 출신 팀이 공연을 이어가는데 대한 걱정과 ‘괜찮은지’를 묻는 질문이 올라왔다.

그러나 축제 집행위는 “기니 팀이 첫 입국 할 때부터 아프리카가 아닌 일본에서 왔고 이들 중 2명이 지난 1월 기니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각각 3월과 4월에 일본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잠복기를 훨씬 지났음은 물론 질병관리본부로부터도 아무 이상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며 기니 팀에 대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축제 마지막 날이었던 8월 3일 분위기는 달라졌다. 사천세계타악축제 홈페이지와 사천시청에 아프리카팀을 참여시킨데 대한 항의가 잇따르면서 축제 집행위는 기니 팀의 공연 취소를 결정했다. 여기에는 사천시가 시민 정서를 고려해 집행위에 공연 취소를 요구했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용 축제집행위원장은 “공연을 위해 온 기니 팀 친구들에게 오늘 무대를 취소시키는 것은 도의적으로 ‘못할 일’이라 여겼고 이 팀이 에볼라바이러스와 무관하다는 것을 적극 설명했으나 시민들의 항의가 너무 거셌던 모양”이라며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하려 했지만 시민 정서를 배려하는 '행정적 제스처' 차원에서 취소하기로 결정 했다. 결국 통역사를 통해 기니 팀에게 전반적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공연 취소를 알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기니 팀은 눈물을 보일 만큼 허탈해 하는 반응을 보인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천지울림' 피날레 무대를 어느 팀보다 더 열심히 연습했다고 전해져 이들을 지켜보는 다른 출연자들도 안타까워했다.

기니 팀 전용 버스 운전을 맡았던 기사는 “숙소로 가는 버스 안에서도 울고 숙소에 도착해서도 울고... 약소국의 설움 같다”며 “많은 사람들의 불안감도 이해 할 수 있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공연을 취소당하는 기니 팀 멤버들이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한 관객은 “첫 날부터 이 축제에 참여하고 있었고 마지막 날 단순히 무대에 오르지 않는다고 해서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울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관객 역시 “기니 팀이 에볼라바이러스와 무관한 것이 확인 됐다고 하니 꺼림칙하지 않다"며 "그냥 공연을 했어도 됐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밖에도, 이 사태에 대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다독거려준다는 명분으로 또 다른 피해자를 낳은 것은 아닌지, 이번 공연 취소가 누구에게 염치를 차린 일이었는지" 등 기니 팀을 안타까워 하는 시각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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