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와 형상의 융합, 파울 클레의 Landschaft mit gelbem kirchturm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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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와 형상의 융합, 파울 클레의 Landschaft mit gelbem kirchturm 1920
  • 김준식 객원기자
  • 승인 2014.05.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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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ndschaft mit gelbem kirchturm 1920
통용되고 있는 다양한 근대적 미술 유파(구상 혹은 추상을 포함하는)와 그는 조금씩 관련이 있지만 그를 특정 유파의 인물이라고 하기에는 곤란할 만큼 그의 작품에서는 추상과 구상의 모든 양식을 발견할 수 있다.

그가 바로 파울 클레(Ernst Paul Klee 1879 ~ 1940)이다. 스위스의 수도 베른 근처 작은 마을 뮌헨부흐제에 태어났으니 스위스 사람이지만 예술 활동은 독일에서 많이 했기 때문에 독일 작가로 오해 받기도 한다.

클레는 그의 모든 작품에서 입체와 점묘, 그리고 여러 가지 자유로운 드로잉을 실험했으며, 근대의 모든 미술 사조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실험했다.

이를테면 청기사파, 뮌헨 신 분리파, 청색 4인조, 바우하우스 등의 일련의 미술 모임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기도 하였으며 초현실주의(쉬르레알리즘)와도 관계를 유지했으나 그 회원 가입 요청을 거절하고 독자적인 노선을 유지했다.

클레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는 그의 아프리카 튀니지 여행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1914년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고 화가였던 Louis Moilliet와 나중에 ‘청기사파’의 창립멤버가 되는 동료화가 August Macke와 함께 아프리카 튀니지로 여행을 떠났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클레는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색채와 나는 하나가 되었다. 나는 화가다.” 이는 여행 중에 경험, 즉 아프리카의 북부 지중해와 맞닿은 튀니지의 강렬함이 그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던가를 클레 자신이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그림의 제목은 "Landschaft mit gelbem kirchturm"(황색 교회 탑이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림에서 구체적인 교회의 모습과 풍경을 볼 수 없다.

그가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온 후 Mystical-abstract라고 불리는 시기가 끝나갈 무렵 그린 이 그림에서 구체적 형상은 이제 그에게서 서서히 의미를 잃고 색채와 융합된 이미지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노란색 이미지를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큐비즘적 분할과 쉬르레알리즘적 단서인 ‘불안과 환상’의 레이어가 겹쳐져 있다.

풍경(Landschaft)의 이미지를 수평으로 가정한다는 전제하에서 클레는 그림 전체를 수평으로 다중 분할하고 있다.

그 수평적 다중분할의 밋밋함, 혹은 반복과 무료함을 극복하기 위해 불규칙적인 수직적 분할을 시도하여 전체적으로는 조화를 이루고는 있지만 화면 전체를 검은 실선으로 나눈 것은 그가 이 그림을 그릴 당시 큐비즘에 매우 경도되어 있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화면 곳곳에 배치된 나무 형상과 오른쪽 부분의 동물모양은 매우 불분명하지만 낙타의 모습이라고 추정해 본다면 아마도 이 그림은 그가 아프리카 어디쯤에서 보았을 끝없이 펼쳐진 황금색 사막을 배경으로 한 사원과 첨탑, 오아시스와 낙타가 있는 풍경이었을지도 모른다.

피아니스트였던 아내와 결혼했던 클레는 그의 회화에서 음악적 요소를 매우 잘 활용하고 있는데 특히 음악의 핵심요소인 ‘리듬’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 그림에서도 색채를 이용한 강약의 리듬적 요소가 그림 전체에 스며있는데 이를테면 색조의 변화가 일정한 리듬처럼 변화하고 있다.

즉, 노란색 사이사이에 강렬한 색(보색, 또는 명암의 대비)을 배치하여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가벼운 리듬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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