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대한 경배, 칼크로이트의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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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대한 경배, 칼크로이트의 무지개
  • 김준식 객원기자
  • 승인 2014.05.0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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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 Regenbogen, 1896

▲ Der Regenbogen, 1896
Leopold Karl Walter Graf von Kalkreuth, 이름이 증명하듯 그는 독일 명문가(당시는 바이에른) 출신의 화가다.

백작이었던 그의 아버지 Stanislaus von Kalckreuth 역시 유명한 풍경 화가였다. 그런 이유로 당연히 아버지로부터 미술수업을 받았고 이어서 뮌헨의 바이마르 아카데미로 진학하여 그림을 배웠다.

칼크로이트의 그림은 자연에 대한 경배처럼 느껴지는데 이런 화풍은 그 뒤 독일 인상주의 화풍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그는 당시의 주류 화가들이 즐겨 그렸던 유명인사의 초상화와 세속적 풍경을 전시하는 화랑과 미술관으로부터 독립하여 스스로 작품을 전시하는 이른바 독일 분리파 운동의 창시자였다.

엄마와 손잡고 서 있는 아기 주위로 이제 막 피어나는 꽃잎들과 나뭇잎들로 보아 봄이 한창이다. 우리와 기후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독일의 봄에는 가끔 소나기처럼 거센 비가 쏟아지기도 하는데 그 덕에 멀리 무지개가 보인다.

흰색과 붉은 색의 튤립이 조화를 이루고 마당의 황토색이 그림을 안정된 분위기로 만든다. 이웃집의 붉은 지붕을 배경으로 막 꽃이 피고 있는 목련과 그 밑으로 횡으로 길게 보이는 목책 울타리에는 붉은 색과 흰색의 꽃들이 조화롭게 피어 있다. 마당 한편에 아주 조금 노란색 꽃이 보이지만 지금은 붉은 색과 흰색이 대세다.

인물 뒤쪽에서 비추는 햇살은 앞쪽으로 나 있는 긴 그림자로 미루어 볼 때 석양에 가깝다. 여름이 오면 푸른 잎으로 무성해질 마당에 서 있는 큰 나무 주위에 만들어 놓은 나무 의자에 물기가 그대로 햇빛에 반사되고 있다.

그 나무 앞 쪽으로 나 있는 이 집의 출입문으로 보이는 곳은 처음부터 문이 없어 보이는데, 옛날 우리의 기억 속에 있는 사립문처럼 문이 있으나 문이 아니었던 것처럼 서로가 소통하고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 같아 매우 정감이 간다.

비가 오고 난 뒤이기도 하고 또 아직은 봄이며 해가 기울고 있어 약간은 추운 때라, 엄마는 푸른색 숄을 걸치고 고개를 약간 갸우뚱하게 하여 무지개를 쳐다보고 있다.

엄마 손을 잡고 서 있는 소녀는 너무나 키가 작아 무지개가 보이지 않아서인지 고개를 아예 대문 쪽으로 돌리고 있는데 누군가(아버지나 혹은 형제)를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러한 그림은 칼크로이트가 꿈꾸었던 삶과 관련이 있다. 그는 실제로 뮌헨의 바이마르 예술학교의 교수 직위에서 은퇴하고 실레지아 지방의 작은 집에서 한 동안 거주하면서 자연을 그리다가 여러 사람의 요청으로 서남부의 작은 도시 Karlsruhe 예술학교 교수가 되었다.

여기서 그는 자연과 인간의 있는 그대로의 풍경을 그렸다. 그가 그린 그림의 소재는 장례식, 이삭 줍는 모습, 생선 경매, 여름 풍경, 학교와 결혼식 행렬 등 우리들의 삶 그 자체를 묘사하였다.

칼크로이트는 바이마르 예술학교 교수시절 역시 독일의 저명한 화가인 한스 토마와 함께 독일 인상파 화가인 카를 호퍼의 스승으로서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데 카를 호퍼는 이들의 영향과 함께 프랑스의 세잔에게 영향을 받아 독자적인 독일 인상파 화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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