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사천읍 두량리 인근에서 '흰 까치' 발견돼

논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흰 까치
“흰 까치 찍으러 왔습니꺼? 이 논에서 자주 보이더라구예.”

길조로 알려진 흰 까치 한마리가 사천시 사천읍 두량리 인근 숲에 둥지를 틀었다. 일반 까치들과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있는 흰 까치는 인근 논밭을 옮겨 다니며 열심히 먹이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흰 까치를 제보한 사천시의회 소속 공무원 강동규씨

흰 까치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사천시의회에 근무하는 강동규씨다. 두량리 인근에 배 과수원을 가꾸고 있는 강씨는 지난 주말 과수원에서 일을 하는 중에 논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흰 까치를 우연찮게 발견했다.

잔뜩 흐린 지난 14일 늦은 오후. 흰 까치가 발견된 그곳을 찾았다. 흰 까치는 의외로 쉽게 발견됐다. 하얀 배꽃이 탐스럽게 핀 나무 위에서 쉬고 있는 흰 까치가 시야에 들어왔다. 강씨의 말처럼 몸 전체가 하얀색이었다. 크기는 20~30cm정도로 다 자란 어른 까치로 보였다.

하지만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전에 다른 곳으로 날라 가벼렸다. 낯선 방문자와의 만남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일반 까치들은 사람들 주위를 맴돌거나 전선 위에 가끔 내려 안곤 했지만 이놈은 경계심이 상당히 강한 듯 사람들 주위로는 얼씬 거리지 않았다.‘망원경 렌즈가 있었다면 쉽게 촬영할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절로 들었다.

흰 까치와 일반 까치의 색깔이 대비된다.
1시간 넘게 기다리고 추적했지만, 카메라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일정한 거리를 두며 이곳 저곳으로 이동을 했다. 할 수 없이 도움을 요청했다. 지역의 토종새나 야생꽃을 전문적으로 촬영하고 다니는 지인에게 연락을 해서 흰 까치가 발견됐다고 얘기하자 바로 달려 왔다.

지인이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드디어 이놈이 우리 쪽에서 가까운 논으로 이동을 했다. 먹이를 찾으러 온 듯 했다. 지인은 숨을 죽이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댔다.

그렇게 1시간 30분 가까운 기다림과 추적 끝에 그놈의 자태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전선 위에서 쉬고 있는 흰 까치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흰 까치 한 마리가 논밭에서 먹이를 찾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전에 주민들 눈에 뛰지 않은 걸로 봐서 다른 곳에서 이곳으로 서식지를 옮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게 했다

예로부터 마을에 큰 경사를 가져다 준다하여 길조 중의 길조로 여겨져 온 흰 까치는 일명 백화현상으로 불리는 돌연변이로 100만 마리당 1마리 꼴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4년 충북 영동군 황간면과 2005년 안산시 갈대습지에서 흰 까치가 발견된 바 있다.

최근 사천지역에서는 남강댐 물을 부산에 공급하는 남강댐 용수증대 사업과 지역경제의 큰 축인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의 대한항공 인수설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길조인 흰 까치가 지역에 나타난 것이 시민들의 바람대로 해결된다는 징조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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