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서 밥 사먹은 곳은 우리나라에서야 그저 그런 정도의 수준이었고 값이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길거리의 사람들은 엄두도 못내는 비싼 백화점이었다.

이 곳 사람들은 하루 종일 모래 소쿠리를 머리에 이고 일을 한다고 해도 사 먹지 못하는 음식은 물론이거니와 하루 종일 일한다고 해도 하루 생계를 유지해 나가기도 힘들 정도의 삶을 살고 있었다.

우리나라로 친다면 말도 안 되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다. 하루 일한 값이 한 끼 제대로 때우지도 못할 정도의 값이라니 말이다.
 
우리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아무생각 없이 좋은 곳에서 좋은 것만 먹고 좋은 것만 입으면서도 불평할 수 있는 우리는 안녕한지.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타는 ‘릭샤’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어떤 한 공간 안에서도 갑과 을이 나뉘고, 있는 사람 없는 사람이 나뉘어 버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뒤에 편히 앉아 목적지를 향해 가는 돈 있는 사람들과 두 다리에 온 힘을 쏟아 편히 앉지도 못 한 채 뒷사람을 끌고 가야하는 사람이 있다. 과연 우리는 뒷자리에 앉은 사람으로서 안녕하신가?

세계로여행학교의 취지였던 공정여행은 사실 모순된 점이 많은 부분이 있었다. 완벽한 공정여행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우리가 이 나라에 와서 환경오염에 보탬은 되지 말자는 취지에서 비누로 머리를 감고 최대한 오염을 덜 하는 노력들은 있었지만 샴푸에 대한 유혹은 여전했다.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지만 아직도 우리 몸에는 윤택한 생활 방식이 자리 잡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 이런 부분에서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은 것도 잘못이다. 다 같이 고민하고 노력해 나가야할 부분이지만 그러지 못했던 점이 너무 아쉬웠다.

말로는 다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말로야 뭔들 못할까.

말로만 좋은 것 이야기하고 정작 실천으로는 옮기지 못하는 우리는 안녕할 수 없다.

그렇게 세계로여행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뒤 나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봐야 했다.

[이 글은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의 ‘세계로여행학교’ 참가 학생의 기행문 중 일부입니다. 전문과 다른 학생들의 기행문은 뉴스사천 홈페이지에서 27일부터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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