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 프로그램에 교학사 양철우 회장이란 이가 출연해서 자사의 역사교과서 논란에 관련해, “교원노조 놈들 때문에 채택률이 낮다.”고 말했다.

언어를 순화하여 다시 정정하자면, ‘전교조 교사들 때문에 채택률이 낮다.’는 말이 될 것이다.

올해 새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하게 된 고등학교가 1794개교인데 그 중 단 한 곳도 교학사 교과서를 택하지 않았다. 일이 이렇게 된 데에는 전교조 때문이 아니라 교과서 내용 자체에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검정과정에서 479건, 교육부 수정명령이 312건, 자체 수정이 719건, 더군다나 교육부가 최종 승인을 한 이후에도 751건이나 돼 이걸 합치면 2261건이나 오류가 있는 것인데 이 정도라면 가히 누더기라 부를 만하다.

어떤 교사가 이런 오류투성이 교과서로 자기 학생들에게 공부하자고 할 것이며, 어떤 학부모가 자기 자식 손에 쥐어 줄 것인가?

숱한 오류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을 하나 소개해보자면, ‘일제는 1944년 여자정신근로령을 발표하고 침략 전쟁에 여성들을 동원했다. 여성들은 군수공장에서 일하거나 일부 여성들은 위안부로 중국, 필리핀, 동남아 일대 등지에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로 희생당했다. 또한 현지 위안부와 달리 한국인 위안부는 일본군부대를 따라 다녔다.’는 대목이다.

우리 정신대 할머니들이 스스로 원해서 따라 다닌 것으로 읽히지 않는가? 제 정신을 가진 한국인라면 어떻게 이런 표현을 교과서에 기술할 수 있단 말인가!

이 교과서가 문제가 많긴 하나 우리 세대들에겐 교학사가 발간해온 ‘표준 전과’는 추억의 참고서이다. 그래서 교학사가 망하길 원치 않는다. 그런데 2012년 부채 비율은 241%나 되어 작년 7월에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이번 역사 교과서가 단 한 권도 채택되지 못했으니 피해가 막심할 것이다. 그렇지만 교학사가 살아 날 묘책이 있어서 그 방도를 권하는 바이다.

최초의 교과서 원본에 여러 차례에 걸쳐 수정된 내용을 각주로 달아 놓는 것이다.

400여 페이지 교과서에 오류 수정이 2261건이나 되니 페이지당 평균 5건 이상 오류가 있는 셈이니 지루하지 않게 읽어 가는 재미도 있겠다.

원래 지폐나 우표 수집가들 사이에 인쇄 오류가 있거나 한 물건은 그 희소가치가 있어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지 않은가?

오류투성이 역사 교과서란 것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니기에 호사가들에게도 인기가 있을 것이다.

특히 역사전문가들은 2261건의 수정 과정을 거친 뒤에도 여전히 상당부분 오류가 있다고 진단하고 있으니, 작은 상품 따위를 걸어 놓고 ‘새로운 오류 찾기’ 경품 행사 같은 것도 병행하면 그 인기가 더 할 것 같다.

‘대박’이 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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