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n Knabe floht seinen Hund, 1655

▲ Ein Knabe floht seinen Hund, 1655
소년이 개를 자신의 무릎에 뉘어 놓고 털 사이에 낀 벼룩을 잡아내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이다.

정면 탁자에는 그의 것으로 보이는 낡은 가죽 모자가 있는데 당시에는 모자가 신분의 상징이었으므로 이 소년의 모자로 보아 귀족은 아닌듯하다.
 
당시 귀족이나 부유한 계층은 벨벳 모자를 즐겨 썼는데 벨벳 모자는 렘브란트의 초상화 등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그림을 그린 헤라르트 테르보르흐(Gerard Ter borch)는 1617년에 네덜란드 즈볼레에서 태어났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일찍부터 아버지 밑에서 그림을 배웠다.

1632년 그의 나이 15세 때 암스테르담으로 가서 당시 이름 있는 화가였던 ‘화장하는 여인’을 그린 피터르 코데 에게 배웠다. 이듬해 해외로 나가 유럽의 주요 화파 및 최고 거장들과 교류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을 방문하면서 예술적 감흥을 받는다.

소년의 오른쪽 탁자위에는 수첩과 잉크병과 펜이 보인다. 무엇을 기록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옷차림도 깨끗하지 않고 탁자는 낡아 있으며 방에는 변변한 창조차 없다. 아마도 지하방 어디쯤에서 그 집의 하인 아들이 개의 벼룩을 잡아주고 있는 장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림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 그림의 핵심은 빛이다.

테르보르흐가 그린 그림들 중 대부분은 다소 어두운 실내를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자세를 취한 사람들의 모습을 차분한 분위기로 그린 것들이 많다.

왜냐하면 그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을 준 사람은 그림에 빛의 효과를 이용한 렘브란트였다. 렘브란트처럼 배경을 완전히 무시해버리고 일정한 곳에만 광선을 주어 강조하지는 않는다.

테르보르흐의 그림에서는 전체가 조금은 밝아지고 배경과 중심인물의 광량도 크게 차이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앞쪽 어디선가에서 비치는 광선은 모자를 밝게 비추고 소년의 머리 가르마와 금발을 빛나게 할 정도다.

빛이 들어오는 곳은 소년의 머리 위쪽이 아니라 소년의 정면이거나 그보다 약간 높은 위치가 분명하다 왜냐하면 소년이 앉아있는 의자와 소년의 그림자가 뒤쪽으로 제법 길다.

광선의 높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머리위쪽 어디라면 그것은 신성함을 상징하는 신과 관련될 공산이 크다. 그보다는 낮지만 그래도 머리위에서 내려 비추는 광선은 왕과 귀족에게 비치는 빛이다. 그리고 그보다 낮은 빛은 서민들의 빛이 되는 것이다.

이 그림의 빛은 바로 서민의 빛이어서 그림의 주인공은 절대 고귀한 신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테르보르흐는 젊은 시절 영국에 가서 당시 궁정화가로 잠시 영국에 머물고 있던 저 유명한 반 다이크를 만나면서 플랑드르 화풍에 대해 이해를 넓혔다.

그는 이러한 플랑드르 화풍의 영향이 희미해지는 시기의 화가였다. 동시에 곳곳에 여전히 강력한 바로크와 매너리즘의 영향 속에서 독자적인 사물과 빛의 해석을 통해 그만의 세계를 창조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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