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근 한국시대학회 대표

▲ 송도근 한국시대학회 대표
사천 정명6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큰일을 해냈다. 지역 대화합을 향토사로 묶어 내고 우리 고장이 역사적 뿌리를 가진 유구한 향토임을 대내외에 천명함으로써 시민의 자긍심을 한껏 드높였다.

정명600주년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구성된 편찬위원회의 옥고 탈고가 기다려짐은 이번 운동을 계기로 편찬될 향토사가 전 시민에게 읽혀 역사 속 희미한 사천이 아닌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사천이 될 것임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성군 세종대왕의 어태 태실지와 손자 단종의 태실이 설치된 서부지역은 천하복지의 명당 기운이 서려있다. 아울러 와룡산은 고려 현종원문대왕의 어릴 적 잠룡(潛龍)의 기운이 배어 와룡(臥龍)이라 칭하였다 하지 않는가.

고려사절요 3권 현종 편에 의하면 즉위6년 거란침입으로 공을 세운 무신의 행패를 보다 못해 19명의 장군을 숙청하고 문신(文臣)중심의 왕권을 강화하기에 이른다. 그 일환으로 현종의 부 안종이 귀양 중에 숨을 거두고 어린 시절 현종이 자란 사수를 사주라 칭하고 이곳을 풍패지로 관리하게 했다(○閏(六)月,陞泗水縣,爲泗州). 풍패(豊沛)란 중국의 한나라 고조의 고향이름을 말하는데, 임금이 태어나 자란 곳을 의미하는 ‘왕조의 본향(本鄕)’을 일컫는 말이다.

그때가 즉위 6년 을묘(乙卯)년 윤6월이라고 하는데 이를 서기로 환산하면 1015년 6월이다. 그러므로 2015년 6월이면 꼭 천년이 되는 해이다. 다른 기록에 의하면 1011년이라고 하지만 거란의 침입으로 나주에 까지 몽진을 하던 때에 사주를 승격시키기에 환경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고 고려사절요의 기록이 타당해 보인다.

그러므로 본 편찬을 끝으로 정명600주년 기념사업회를 해산할 것이 아니라 사주 풍패지 천년기념사업회로 확대 개편할 것을 주문해 본다. 역사 속 풍패지향(豊沛之鄕)은 조선의 전주와 고려의 사주 두 곳 뿐이다. 역사 속에 숨겨둘 것이 아니라 금번 정명600주년기념사업회를 계기로 다시금 문화운동으로 승화시키길 주문해 본다.

먼저 왕을 모셨던 배방사의 사지 터를 발굴복원하고 고려의 뿌리가 사천임을 대외적으로 선포하는 사업을 시민사회 중심으로 준비할 것을 권해 본다. 역사는 무형의 자산이라 했다. 천년의 역사, 풍패의 역사를 스토리텔링화 한다면 대한민국 속에서 기억해야 하는 사천으로 거듭 날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 시민 모두가 사주인(泗州人)의 자랑스런 후예로서의 문화와 역사 재조명의 계기가 된 정명600주년 기념사업의 업적은 후대에 결코 작은 일로 평가되지 않을 것임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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